코로나로 혼추·귀포족 늘며
송편·전 등 HMR 수요 급증
온라인 장보기도 증가 추세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명절 음식 판도를 바꿨다.

코로나 여파로 혼자 추석을 쇠는 이른바 '혼추족'과 귀성을 포기한 '귀포족'이 늘면서 간편하게 명절 상을 차릴 수 있는 가공식품과 가정간편식(이하 HMR)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4~21일 자체 브랜드(PB) 피코크 모둠전, 동그랑땡 등 제수용품 매출이 2주 전과 비교해 167% 증가했다.

피코크 제수용품 매출은 2014년 4억 5000만원에서 지난해 16억원으로 5년만에 약 3배가 늘었다.

대표적인 제수용품은 송편이다.

과거에는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송편을 빚는 게 문화였다면, 이제는 떡집에서 필요한만큼 주문하거나 HMR 제품으로 대신하고 있다.

전과 동그랑땡도 HMR이 대세가 됐다.

동그랑땡과 고기 깻잎전 등 명절 관련 상품 판매가 늘면서 지난 14~21일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 매출도 111% 상승했다.

사진 = 명절 간편식. 연합뉴스
사진 = 명절 간편식. 연합뉴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대신해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은 지난 1~21일 배송지 변경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34% 늘었다.

옥션과 지마켓의 지난 11~17일 가공식품·HMR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다.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이들은 부모님을 대신해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고향집으로 배송시키기도 한다.

온라인 구매가 익숙하지 않고 외출 시 위험 부담이 큰 노부모를 대신해 장보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간편식 가공식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전통시장의 명절 특수는 암울한 실정이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시장을 찾는 손님이 크게 줄며 오히려 매출이 떨어졌다.

코로나로 고향을 오갈 가족과 친척이 줄어들면서 차례상을 단출하게 마련하려는 가정주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생선 가게에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겼고,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과일값은 올랐지만 매출은 줄어들었다.

지역 전통시장 한 상인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주말이 한 번 더 남긴 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큰 기대를 할 수 없을 전망”이라며 "예년보다 매출이 30% 이상 빠졌고 고객방문도 현저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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