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배려와 존중으로 함께하는 추석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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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기고] 배려와 존중으로 함께하는 추석을 보내자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9월 23일 17시 56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24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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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은 삼국시대부터 2000년이 넘게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다시 확산하기 시작하며 국민들이 대이동을 하는 추석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류는 예로부터 수많은 전염병과 싸워왔다.

천연두, 홍역, 장티푸스, 콜레라, 페스트, 스페인독감, 에이즈 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해 온 것이다.

그중에서도 100여 년 전 발생한 스페인독감은 그야말로 지구촌 전 세계에 핵폭탄보다도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다. 1918년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창궐한 스페인독감은 5000여만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 수보다 세 배나 많은 사람이 원인도 모르는 바이러스에 의해 죽어간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1918년 9월에 평안도에서 시작된 독감은 무오년 독감이라고 불렸고, 한 달 사이에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한다.

당시 조선총독부 통계연보에 의하면, 당시 조선인 1670만여 명 중 절반에 가까운 742만여 명이 감염됐고 그중에서 약 14만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지방을 비롯한 시골지역에서 특히 기승을 부려서, 일부지역에서는 수천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 지역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되자 그해 가을 추수를 하지 못한 논밭까지 있을 정도였으며, 가족이 모두 죽어 장례를 치를 사람마저 없었다고 하니 전염병의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필자는 얼마 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스페인독감 유행 당시 미국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을 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100여 년 전에 찍은 한 장의 흑백사진에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고 ‘WEAR A MASK OR GO TO JAIL(마스크를 쓰던가, 교도소에 가라)’이라고 쓰여 있는 문구를 옷에 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하는 그 모습은 독감이 대유행한 과거 시기의 사람들이 마치 100년 후에 현재 코로나 대유행에 직면한 우리에게 외치고 있는 말처럼 보였다.

당시 미국에서 마스크 미착용은 5~10달러의 벌금형부터 8시간~10일 동안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는 범죄 행위였다고 한다. 추석은 헤어졌던 부모 형제 그리고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즐거운 명절이다.

하지만 올해처럼 특수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모두가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통신이 발달한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영상통화를 통해 얼마든지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만날 수 있고 형제들과도 수시로 연락 할 수 있다.

직접 고향에 찾아가 조상의 묘소를 돌보고 부모 형제와 따듯한 정을 나누지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이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야 말로 서로에게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인 것이다. 백여 년 전 독감이 대유행 할 때도 마스크와 이동자제(거리두기)가 최고의 예방법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마스크 쓰기와 이동자제(거리두기)가 최고의 예방법이다. 중구청 직원들도 추석 연휴 기간에 성묘나 고향 방문 등의 이동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에 앞장서기로 했다.

지금은 당장 서운하고 조상님께 죄스러운 마음이 들지 모르지만 나와 우리 가족의 이동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내 부모형제와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를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배려와 존중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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