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공감신문]
태안군, 건강안전알림서비스 구축
사각지대 어르신 고독사 방지 목적
8시간 이상 반응 없을시 즉시 보고
혈연단신 돌아가신 어르신 떠올라

충남 태안군에서는 홀로 사는 독거노인의 안전을 위해 '건강안전알림서비스'를 구축했다고 한다.

생활반응감지기를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하다 8시간 이상 반응이 없는 경우 담당 공무원에게 실시간으로 보고가 되어 사각지대 어르신들의 고독사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의지할 곳이 없는 외로운 홀몸을 혈연단신 이라 하는데,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는 무연고자 라고 불린다. 가족이나 주소, 신분, 직업 등을 알 수 없어 신원이 불분명하고 노인성질환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수급자를 지자체에서 요양원에 연계하는 경우도 있다.

김모 어르신께서는 자녀도 친인척도 없는 무연고자로 치매로 인해 긴급한 보호가 필요하여 요양원에 입소하게 되었다. 조금은 과묵한 성격이셨지만 다행히 일상생활 속에서 안정을 찾아 갔고 주변 어르신들과도 원만하게 지냈다.

한해 두해를 지내면서 노환으로 인해 와상 상태로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급격한 인지저하와 저작능력의 상실 등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김모 어르신을 영안실에 모시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가족을 다시 한번 찾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시설의 책임자가 상주가 되어 장례일정의 전부를 치루어야 했다. 어르신을 장례차량에 모시고 혼자 덩그러니 앉아 화장터까지 이동했다. 화장을 위해 운구를 해야 했지만 가족이 없었기에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어르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화장터로 관이 들어가는 순간을 잊지 못한다. 함께 슬퍼해줄 사람도 눈물 흘려줄 사람도 곁을 지켜줄 사람도 없었다. 고인의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되새기며 추모하는 이도 없이 화장하는 시간동안 멍하니 혼자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다른 고인의 상주와 가족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장을 마친 것이다. 순서에 따라 김모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 다시 한번 이름을 확인하고 가루가 된 어르신을 유골함에 담아 내게 건네 주었다.

차량을 타고 영묘전으로 향했으며 간단한 서류 작업을 마친 후 유골함을 직원에게 인계했다. 상주의 경험도 없던 내가 모든 것을 혼자서 무사히 마쳤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마음이 너무도 공허함을 느꼈다. 비록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김모 어르신의 인생 중에 남을 위한 희생과 넉넉한 베품도 분명 함께 존재 했을 거라 생각한다.

싸늘한 가을 바람이 부는 오늘 온기가 남아있던 유골함과 어르신의 따뜻한 미소가 생각나는 퇴근 길이다. 신재철 명예기자 cctoda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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