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우대금리 등 온라인 집중
디지털 낯선 고령층 상대적 불이익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금융권의 디지털화로 고령층의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사들의 금리우대나 수수료 혜택, 전용상품 등은 온라인상품과 2030세대 등에 집중되는 반면 고령층을 위한 제도나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21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사에서는 온라인 전용상품 출시와 장기적인 고객확보를 위한 2030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주택청약저축 신규고객 유치, 증권업계는 비대면·온라인 거래고객 수수료감면, 카드업계는 배달앱 등 온라인거래 특화상품 혜택 제공, 보험업계의 어른이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을 위한 금융 혜택이나 전용상품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지역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문화가 일상화되면서 대부분의 상품이 온라인 위주로 출시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령층을 위한 전용상품이나 혜택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온라인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금융권의 디지털화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5세 이상의 경우 이체·출금 등 단순한 온라인 거래 비중은 2016년 28.9%에서 2020년 69.9%(금융위원회 자료)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다른 연령층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예금·대출 등 절차가 다소 복잡한 거래는 예금 7.0%, 신용대출 12.4%만이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층은 전 연령층에서 연체율이 가장 낮은 반면(60대 2.7%, 70대 2.3%) 평균 신용대출 금리(60대 12.9%, 70대 13.0%)는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의 수수료나 우대금리 혜택은 온라인 상품에 집중되면서 디지털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고령층은 고정소득이나 직업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실물자산은 정확한 평가가 어려워 금융기관의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수록 고령층의 상대적 불이익과 소외감은 커지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사는 수익성을 쫓을 수 밖에 없기때문에 금융당국에서 고령층을 위한 전용상품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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