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원 청주서원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주무관

우리나라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치매, 국내 치매환자는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흔히 중장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암'이 아닌 '치매'라고 하는데, 치매를 암보다 더 두려워하는 이유는 이러하다. 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치매는 점차 악화되는 질병이고, 현재까지 허가된 치매 치료제는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치매란 후천적 뇌 손상으로 인해 기억력을 포함해 언어능력, 추상적 사고력 및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증후군으로,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흔히 건망증을 치매로 오해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건망증은 자연적인 노화 현상으로 기억력 감소로 인해 경험의 일부를 잊어버리는 경우지만, 치매는 뇌의 손상이 원인으로 경험한 것 전체를 잊어버리고 이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다.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하는 방법은 힌트를 줬을 때 이를 다시 기억하는지다.

치매가 많이 진행되면 스스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져 환자 자신은 물론 간병하는 가족까지도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치매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치매를 초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의 진행 정도를 늦출 수 있다.

치매는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한 질병이다. 치매 예방의 핵심은 위험요인을 줄이고 보호요인을 강화하는 것이다. 간단한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서도 치매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에서는 국민의 일상 속에서 체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치매예방 3·3·3 수칙을 보급하고 있다. 치매예방 3·3·3 수칙은 3권(權)·3금(禁)·3행(行), 즉 3가지 즐기고, 참고, 챙기라는 것이다.

우선 3가지 즐길 것은 운동, 식사, 독서이다. 낮은 층수는 계단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는 등 일상에서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식사를 거르지 않고 하루 3끼를 규칙적으로 챙겨 먹고, 생선과 채소, 견과류 등을 골고루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또한 틈날 때마다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글쓰기를 하는 등 부지런히 읽고 쓰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3가지 참을 것은 음주, 흡연, 뇌 손상이다. 술, 담배는 모든 질병에 무익한데 치매에도 치명적이므로 금연, 절주하는 것이 좋다. 뇌 손상 예방 또한 중요한데 운동할 때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머리를 다쳤을 때는 병원에 가서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3가지 챙길 것은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3가지를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며, 가족·친구와 자주 연락하고 대화하는 등 소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매년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조기 검진을 받아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

치매 조기 검진은 만 60세 이상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신분증 지참 및 마스크 착용 후 가까운 치매안심센터로 방문하면 된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선별검사와 진단 검사를 하고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에 대해 맞춤형 사례관리 서비스, 조호물품 제공과 치매치료관리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치매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매년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자 우리 정부가 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치매예방 3·3·3 수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매년 무료 치매 조기검사를 통해서 치매가 있어도 초기에 발견해 치매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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