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차례상비 ‘34만원’…전년보다↑
대과 물량 감소·작황 부진 등 영향
시민 “싼 거 찾아 시장 돌아” 푸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이제 추석도 코앞인데 도대체 어디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 모르겠어요."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에 추석 대목을 기대하는 상인이나 추석을 준비하는 소비자 모두 한숨만 내쉬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차례상 대표 과일인 홍로사과 10개 가격은 2만 994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올랐다.

배추 1포기는 1만 1476원으로 지난해보다 117% 급등했다.

무 1개 3889원(85.7%), 애호박 1개 2464원(40.8%), 대파 1㎏ 4244원(34.2%), 상추 100g 1680원(26.7%), 계란 한 판 5762원(9.0%)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비싸졌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값이 뛰었다.

소고기(한우 양지 1+) 100g 가격은 7861원으로 지난해보다 9.5% 올랐다.

돼지고기(국산 냉장 삼겹살) 100g 가격은 2328원으로 14% 올랐다.

사진 = 전통시장. 연합뉴스
사진 = 전통시장. 연합뉴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집콕'으로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하고 추석 선물세트 수요가 늘며 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aT가 대형 유통업체 27곳을 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상 차림비가 지난해보다 10.3% 증가한 34만 1747원으로 예상됐다.

사과 등 대과 물량 감소로 중저가 판매 물량이 소진돼 소비자 가격이 크게 올랐다.

송편의 주 재료인 쌀도 가격이 폭락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32.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연일 오르면서 무거워야 할 장바구니는 가볍고, 즐거워야 할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상인들은 추석 대목을 체감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채소가게 상인 이 모(51) 씨는 "올여름 농산물 작황이 워낙 좋지 않아 모든 채소가 비싸다"며 "물가가 비싸지니 사람들 발길도 뜸해 일할 맛이 안 난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미리 장을 보려는 시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주부 김 모(63)씨는 "무는 1개에 3500원이 넘고 배추는 1포기에 5000원이 넘는다"며 "추석 전에 김치도 담그고 마른 생선도 사려고 왔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시장 몇 바퀴를 돌아 그나마 저렴한 물건을 샀다"고 푸념했다.

한 전통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최 모(54·여) 씨는 "시민도 상인도 힘든 시기"라며 "모두 현명하게 코로나 암흑기를 잘 버티고 이겨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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