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메트로칸 공사현장 슬러리월 공법 사용…대부분 토목공사 쓰여
방음용 에어백 10m 안팎에 불과…저감대책 미비로 인근 시민들 불편
시공사 "소음 단점 있지만 기초공사 안전하게 마감 할 수 있어 채택"

유성 메트로칸 공사 부지에 설치된 플랜트와 사일로. 지하에 굴착된 토사가 이 기계를 통해 거쳐나오면서 굉장한 소음이 발생되고 있다. 사진 = 박현석 기자
유성 메트로칸 공사 부지에 설치된 플랜트와 사일로. 지하에 굴착된 토사가 이 기계를 통해 거쳐나오면서 굉장한 소음이 발생되고 있다. 사진 = 박현석 기자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대전 유성구 도심 한복판 공사장에서 통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공법이 적용돼 주변 소음민원을 유발하고 있다.

17일 유성구청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성 446-1 일대 옛 리베라 호텔 맞은편 부지에선 유성 메트로칸 생활형 숙박시설 공사 현장에선 슬러리월(지하 연속벽) 공법이 한창이다. 이 공법은 현장 타설 말뚝공법의 하나로 슬러리(안정액)를 굴착 부분에 채워 넣어 굴착한 뒤 지중에 연속된 철근 콘크리트 벽을 형성하는 방법이다.

지난 16일 공사 현장에선 굴착된 토사를 배출하는 육중한 플랜트 기계와 그 뒤로 약 3~4층 높이의 10여개 사일로(저장탱크)가 부지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 플랜트에선 혼합된 토사가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 같은 소음 때문에 슬러리월 공법은 도심지 공법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건축공사보다 토목공사에 많이 쓰인다는 것이다. 실제 대전지역 공사 현장에서 이 공법은 최초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소음이 시끄럽기 때문에 주로 바닷가나 토목현장에서 쓰이는 방식인데 사람들 왕래가 잦은 도시 한복판에 잘 쓰지도 않는 공법이 진행돼 의아하다”며 “가동 비용도 꽤 비싸 온종일 돌려도 모자랄 정도라 아마 야간을 제외한 주간 내내 장비가 돌아갈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음 저감 대책도 미비해 인근 상인과 시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공사 현장 한편에는 방음용 에어백이 설치돼 있지만 크기와 높이가 약 10m 안팎에 불과해 소음을 막아내기엔 부족해 보였다. 에어백이 설치된 장소도 소음이 발생되는 플랜트 기계와는 정반대로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아 속수무책으로 소음이 현장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슬러리월 공법이 시작된 지 약 2주가 지났지만 앞으로 3개월 간 더 진행돼야 한다는 점.

유성구청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소음 저감 대책을 강구하도록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슬러리월 공법을 채택했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슬러리월 공법이 소음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지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기초 공사를 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부지가 협소하다 보니 에어백을 설치할 장소 확보가 마땅치 않았다”며 “소음이 발생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