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배달 수요가 공급 넘어 ‘대란’
배달대행업계, 수수료 인상 단행키로… 피해는 자영업자·소비자 몫

사진 =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사진 =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배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며 '배달 대란'이 벌어졌다.

배달대행업계가 배달료 인상을 단행하자 외식업 현장에선 버티기 힘들다는 곡소리가 들리고 소비자 사이에선 부담 전가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30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됐다.

이 덕분에 배달업계는 호황을 맞았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첫 주말인 지난달 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22~23일) 대비 8.8% 증가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서는 지난달 30일에만 주문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25.8% 늘었다.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배달 기사가 늘어난 배달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배달 지연 사태가 속출했다.

통상 30분 정도 소요되는 배달 시간이 1시간 넘게 늘어났다.

심지어는 배달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배달 기피 지역이나 업종은 아예 배달 기사가 잡히지 않는 식이다.

일부 배달대행업체는 새롭게 오픈한 피자집 배달 업무를 맡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 수요 급증에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그나마 배달로 먹고사는데, 배달 기사 부족으로 주문을 놓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소통하는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라이더랑 친해져서 따로 배달을 부탁하라", "라이더가 갑이다. 비위를 맞춰야 한다"라는 글이 쉽게 발견된다.

배달 기사 부족 현상은 배달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달대행업계는 지난달 말부터 줄줄이 기본요금을 인상했다.

주로 지역별로 운영 중인 배달 대행업체들은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000원 그 이상까지 인상하는 추세다.

배달대행업계에선 수수료 인상 조치는 배달 수요 급증과 인력 유출 방어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업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 팁이나 음식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수료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피해를 입으면서 배달대행업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한 자영업자는 "배달원 부족으로 배달 거부와 지연, 음식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고객만족도가 떨어져 매출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배달로 인해 발생하는 책임은 모두 자영업자가 지는 구조라 업주들의 부담감이 더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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