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에서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는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이 2022년부터 폐지된다는 보도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정부세종청사 통근버스 노선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노선을 감축해 내년 말까지 운행한 뒤 2022년 1월부로 폐지한다고 어제 밝혔다. 2012년 세종시 출범과 함께 중앙부처가 이전해오면서 통근버스 운행이 시작됐으니 무려 10년 만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있으나 잘한 결정이다.

우리는 세종시 정주여건을 저해하는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지적해왔다. 청사이전으로 생활권이 변한 직원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통근버스를 운행한다면 이야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통근버스를 운행한지 한 두 해도 아닌 어느덧 10년이 가까워오고 있다. 청사를 이전한 여타 자치단체를 보더라도 이렇게 장기간 통근버스를 운행한 사례는 없다. 정부세종청사 통근버스는 과도한 특혜이자 공무원들의 세종시 정착을 저해하는 요소에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 통근버스를 운행해 온 것만 해도 충분한 기간 운행했다고 본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도 무시할 수 없다. 통근버스 운용비로 한해 60~70억원, 많을 때는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갔다. 한해 수십억원이 공무원들의 출퇴근 비용으로 길바닥에 뿌려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통근버스 탑승률은 지난해 1~4월 기준 50%를 밑돌만큼 저조한 수준이다. 여러모로 통근버스운행을 폐지하는 게 순리다.

이제 통근버스 출퇴근에 의존하던 정부세종청사 직원들이 세종시에 정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현재 1만4600여명의 공무원이 정부세종청사와 인근 임차건물에 근무 중이다. 이들 가운데 약 90%는 세종권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머지 인원도 조속히 세종권역에 둥지를 틀었으면 한다. 세종시의 정주여건도 초창기와는 달리 크게 개선됐다. 수도권 거주 직원들이 세종시에 정착할 때 진정한 통근버스 폐지효과를 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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