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혁신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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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혁신학교 이야기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9월 16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17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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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철 세종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장

혁신학교 정책이 추진된 지 10년이 되었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학교 교육이 지역 실정, 학교 교육 여건, 학생 개인차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지지 못하고 교육부를 정점으로 한 국가 통제 아래서 획일적이고 경직된 학교운영을 해온데 대한 교육계 내의 반성에서 출발하였다. 1990년대 이후 교육자치제가 도입되었지만 사실상 국가 통제에 시도교육청 통제가 더해진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가운데서 학교의 민주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희망하는 교사들에 의한 자발적인 학교 혁신은 전국적으로 다양한 내용과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2010년은 교사들에 의한 자발적인 학교 혁신 운동이 시도의 교육정책으로 도입된 의미 있는 해이다. 혁신학교 정책은 2017년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어 현재는 학교 정책의 핵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혁신학교 정책은 몇 가지 점에서 뚜렷한 정책적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교육 분야 내부의 오랜 관행에 따른 문제점을 내부 구성원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정책화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는 일반행정, 사법, 의료, 복지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공공 영역이 있다. 어떤 분야든 오랜 세월 누적된 내부 문제들이 있다. 비민주적 관행, 수직적 관료 체제, 본질을 외면한 민원처리 등 혁신해야 할 과제들이 있으나 외부자의 시선으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그 결과 전문 분야 내부자들이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있거나 외부의 강제로 혁신이 요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혁신학교 정책은 교육계 내부 구성원들에 의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민주적 과정을 거쳐 정책화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둘째는 학교 혁신의 미래상이다. 미래상은 당연히 과거와 현재에 대한 비판과 평가를 거쳐서 제시된 것이다. ‘경쟁 대신 소통과 협력’, ‘행정위주에서 학생중심 교육’, ‘지식교육 중심에서 전인적 역량 교육’ 등 학교 혁신은 교육이 가야 할 미래상을 제시하고 이를 현재의 조건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처음부터 혁신학교 정책은 ‘서열화 경쟁에서 앞서가는 학교’를 목표로 삼는 대신, ‘모든 학생의 고른 성장과 발달을 위한 교육을 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 학생, 학부모, 교사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 지를 주된 관심으로 삼아오고 있다.

근래 10년 내 혁신학교를 다룬 연구보고서와 석·박사 학위논문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연구보고서 중에는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가 일반학교에 비해 낮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혁신학교를 비판하는 보고서도 있다.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학생의 가정 배경’이라는 교육학계의 오랜 정설을 고려하면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매우 제한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전국 통계를 보면 혁신학교 중 상당수는 가정 배경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들이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구보고서 중에는 혁신학교 학생과 학부모의 혁신학교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확인하거나, ‘학교장의 리더십 혁신’, ‘교육과정과 수업의 혁신’ 등 혁신학교의 다양한 교육적 성과를 보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책 도입 당시부터 혁신학교는 ‘학교 혁신 선도 학교’로서의 역할을 부여받고 새로운 학교 운영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최근에는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든 지정되지 않은 학교든 학교장 리더십, 민주적 의사결정, 존중과 배려의 학교문화 등 학교 운영 전반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학교에 대한 태도와 지원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교육을 ‘서열화 경쟁’으로 생각해온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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