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출 증가세… 세종 ‘전국2위’
20대, 대출·연체액 증가율 가장 높아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청권 모든 지역에서 빚이 증가한 가운데 20대의 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와 장기간 경기침체로 취업 한파를 겪는 20대의 생계형 소액대출 연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나라살림 연구소의 ‘전국 연령별·지역별 8월 대출 및 연체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충청권 전 지역에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대전 3087만원, 세종 5659만원, 충남 3098만원, 충북 2854만원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총 대출금액이 전월대비 0.89% 증가하며 인천(0.95%)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역시 전월대비 대전 1.51%, 세종 2.06%, 충남 1.4%, 충북 1.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등은 한도가 줄어든 반면 초저금리로 역대 최저수준의 신용대출로 대출 수요가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또 주식열풍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출 증가세가 부동산과 주식 투자목적뿐만 아니라 빚으로 버티는 20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대의 총대출액과 대출 연체액 증가세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대의 1인당 총 대출액은 728만원으로 전월대비 4.27%, 대출 연체액은 1.9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취업난을 겪는 20대들이 소액대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7월 대전의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서비스업 1만 1100명, 제조업 1900명 등 감소하면서 실업률(3.7%→5%)은 크게 상승(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 동향’)했다.

충남 역시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부진으로 1분기 2만 9400명, 2분기 2만 6200명, 지난 7월에도 3300명이나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업들이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거나 축소하는 등 하반기 고용시장마저 암울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소액대출이 연체되는 등 경제난에 생활고를 겪는 20대들이 증가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의 고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젊은층이 소외계층으로 전락하기 전에 정부에서 금융지원과 일자리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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