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주요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박 의장 취임 100일을 맞아 마련된 첫 여야 수뇌 회동으로 협치 복원의 물꼬를 트는 자리가 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바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여야 협치를 촉구한 바 있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 속에 두 리더가 한 테이블에 앉은 것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날 회동이 협치의 마중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야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시급히 처리하기로 의견일치를 본 건 이날 회동의 성과다. 여야는 또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에 많은 국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민생지원 관련 법안을 최대한 많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회의장 주재 원내교섭단체 정당대표 정례회의를 월 1회 개최하기로 하는 등 대화 창구도 열어 놨다. 여야가 자주 만나 협상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날 회동에서 여실히 보여줬다고 본다.

물론 여야 협치 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날 이 대표의 정책 협치 제안에 김 위원장은 "협치를 하려면 힘을 가지신 분들이 협치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21대 국회 원구성 과정에서 여당의 상임원원장 독식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야의 입장이 확인된 만큼 서로가 한발씩 양보하면 협치의 통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여야가 언제까지 극한대치를 이어갈 텐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기가 힘든 지경이다. 자고나면 문을 닫는 업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여야가 '네 탓' 공방이나 하며 책임을 전가할 때가 아니다. 민생경제와 직결되는 비쟁점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두 당이 총선 공약에서 내건 공통사안 처리도 하등 미룰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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