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리 인근 야산에 동물뼈 폐기돼 썩는 과정서 악취·오물 민가유입
市, 민원 접수 뒤 20여일 지나서야 진행… 운전리는 행위자도 못찾아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의 청정지역이 불법적으로 버려지는 각종 폐기물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시는 주민들의 잇단 민원 제기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10일 천안시와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천안 동남구 동면 광덕리 인근 야산에 동물뼈 10여 t을 불법적으로 폐기한 A 씨가 최근 주민 신고로 관계당국에 적발됐다. 식당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뼈는 산을 깎아 만든 시멘트 바닥에 그대로 쌓여있었다.

뼈가 썩는 과정에서 나오는 악취와 오물 등이 인근 민가로 흘러들어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현장에 있는 굴착기를 근거로, A 씨가 폐기물을 매립했을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 행위는 수개월 전부터 이어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 B 씨는 “뼈를 불법적으로 방치한 곳이 인근에 최소 4곳은 더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청정지역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게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시는 이러한 민원이 접수되고도 20여 일이 지난 8월 10일에야 현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전산 시스템에 민원 접수가 늦게 등록됐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뼈를 다른 곳으로 치우는 일정도 그만큼 늦어졌다.

시는 지난달 12일 행위자 A 씨를 폐기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했으며 폐기물은 이달 12일까지 치우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A 씨는 시의 조사과정에서 “다른 사업장에서 뼈를 받아다 말려 사료 공장에 납품했다. 그런데 건조하던 장소가 계약건 때문에 사용이 안돼서 그곳에 임시적으로 놔두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 말고도 폐기물이 불법적으로 버려진 곳은 또 있다. 동남구 목천읍 운전리에는 최근까지 수년째 건축 폐기물이 불법적으로 적치돼 주민 불만이 높았다. 이곳 주민들은 “토지주가 폐기물을 쌓아두는 대가로 임대료를 받았다”, “상당수의 폐기물이 땅에 묻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아직까지 토지주에 대한 조사는 물론 폐기물 규모나 행위자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운전리 이장 C 씨는 “폐기물이 쌓여져 있던 게 몇 년 됐다. 한 군데는 치웠는데 다른 곳에는 아직도 잔뜩 쌓아놨다. 외지 사람들이 버리고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업체나 개인을 찾아 관련법에 따라 행정처분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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