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미래의료의 새로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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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미래의료의 새로운 해법
  • 전종규 기자
  • 승인 2020년 09월 10일 17시 2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11일 금요일
  •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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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계 재활 선두주자 ‘천안 새로나 병원’
그리고 결실
▲ 병원 가족사진

환자·보호자 최우선

장 원장, 보호자들과 끊임없는 교감 강조
재활치료 애환 담은 ‘아름다운 동행’ 발간
퇴원환자도 지속 관리… 직접 머리손질도
작은 콘서트 개최·텃밭 조성 등 정서치료

새로운 도전
해외전문병원 다니며 벤치마킹·발품 팔아
중부권 최초 뇌신경계 전문재활병원 탄생
초기 필요 체형 분석장비 충청권 유일 보유
지역 재활병원 첫 온열암 치료기 들어서

그리고 결실
근로公 지정 산재인증병원 등록… 역량인정
전산화 인지재활시스템 도입 인지기능 치료
환자 집중·기억·기획력 등 지각능력 향상
인성적 의료행위, 미래의료 롤모델 주목

▲ 장광식 원장
▲ 장광식 원장

[충청투데이 전종규 기자] 혁신적인 기술은 의료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외과의사는 칼대신 복강경 로봇으로 수술을 집도하고 내과의사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에게 꼭 맞는 약을 처방하는 시대다.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 등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은 병원의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인터넷에서 검진 기록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진료 예약 수납 결제를 해결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재활전문병원인 충남 천안의 새로나병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물리적 디지털정보 의료기술을 뛰어 넘어 환자와의 정서적 소통을 미래의료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하고있다.

새로나병원 장광식 원장을 만나 이 병원만의 특성화된 재활치료 방법을 들었다.

장 원장은 2017년 7월 이른바 치매 등 뇌신경계 환자를 둔 보호자를 위한 맞춤형 책을 냈다. 이 책에는 환자 보호자들이 어떻게하면 뇌신경계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할수 있는지에 대해 평소 느꼈던 의료지식들을 수록해 놓았다. 합병증 발생시 간단한 처지나 치료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침상과 일상에서의 환자자세, 휠체어와 보조기구 사용법, 그리고 응급처치 예방 등에 대해서 알기쉽게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환자 보호자들의 적절한 대처는 환자의 치명적인 합병증이나 후유장애를 예방할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있다. 뇌신경계 환자와 관련된 복지기관의 활용과 보험제도 장애등록 이용절차 등 행정적 도움도 덧붙였다.

▲ 환자 안전의 날 선포식
▲ 환자 안전의 날 선포식

2018년에는 내원 환자와 그 가족들이 재활과정에서 겪은 애환을 담은 수기집 '아름다운 동행'을 발간했다. 이 수기집은 장 원장이 2010년부터 5년여 동안 입원환자와 그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 그리고 간병사들이 틈틈이 적어 보내준 시와 이야기들을 모아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동행'은 눈물과 환희가 뒤섞인 환자와 그 가족들의 치열한 재활담을 통해 위로와 희망, 그리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치열한 재활과정을 지켜본 장 원장은 "인내를 요구받는 재활치료는 환자보다 오히려 보호자들과의 끊임없는 교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재활과정을 지켜보다보면 의료진들이 접근할수 없는 경계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생각해 낸 것이 수기집이었다"면서 "서로의 맘을 나누다보면 중압감이 덜어지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맘에서 시작했는데 환자나 보호자들의 반응이 좋아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작년에 '아름다운 동행 2'을 발간했다. 이 책은 누구하고도 나누기 어려운 환자보호자들의 애환을 밖으로 끌어내 소통하는 행위야 말로 궁극적으로 환자의 치료를 극대화하는 최선의 의료행위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장 원장은 병원을 떠난 퇴원환자의 관리에도 철저하다. 그는 2주에 한번꼴로 간호사들과 함께 퇴원환자 집으로 찾아가는 무료 왕진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론 환자들에게 머리를 직접 손질해 주기도 한다. 그는 환자들의 머리 손질을 위해 3년전 3개월 동안 이용학원까지 다녔다. 그는 또 일주일에 5일을 병원에서 당직 근무하면서 입원환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장 원장에겐 환자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스킨쉽을 통해 신뢰를 쌓는 과정이며 또다른 의료활동이라고 믿고있다.

새로나 병원은 2009년 지역대학과 공동으로 병원내 재활치료실에서 환자들을위한 작은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 도수치료
▲ 도수치료

환자들의 정서안정을 위해 병원 유휴부지에는 작은 텃밭도 만들었다. 이 텃밭은 환자들이 직접 상추와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을 길러 병원 구내식당의 식재료로 공급한다. 어버이날에는 직원들이 직접 카네이션을 마련해 입원실을 돌며 무의탁 환자들에게 달아주고, 성탄절에는 직원과 환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간단한 다과회를 갖는다.

이같은 환자와의 정서적 접근치료법은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병원의 딱딱한 이미지와 환자들의 어두운 정서를 부드럽게 풀어주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새로나 병원이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지역밀착 의료봉사활동도 눈에 띈다.

2009년부터 펼치고 있는 장애인 대상 맞춤형 무료검강검진 물리치료 활동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지역봉사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무의탁 노인들을위한 무료검진서비스도 매년 거르지 않고있다. 올해부터는 척수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우에 대해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사회복귀를 돕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월에 ㈔충남척수장애인협회와 정식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충남개인택시 천안지부와 의료정보 교류 및 각종 안전사고 예방과 부상시 신속한 조치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해 상호 협조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재)천안시축구단과 선수들의 몸관리와 부상치료, 메디컬 테스트, 홈경기 의료서비스를 전담하는 메디컬 스폰서 협약을 맺었다.

장광식 원장은 전문병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싹트기 시작하던 2006년 새로운 도전을 나섰다. 장 원장은 현대인의 고질적 3대 질병으로 분류되는 뇌질환 후유증 환자들을 위한 전문병원에 주목했다. 그는 뇌질환 의료체계가 잘돼 있는 일본 등 해외 전문병원들을 다니며 벤치마킹하고 국내 재활의료시설실태를 알기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의 이런 노력과 구상은 2008년 중부권 최초 뇌 신경계 전문 재활병원의 탄생이라는 결실로 구체화됐다.

▲ 어버이날 카네이션 나눔 행사
▲ 어버이날 카네이션 나눔 행사

뇌졸중, 흔히 '중풍'이라 일컫는 환자들의 회복과 재활을 돕는 전문병원이었다. 장 원장은 “일반인이 병원을 선택할 때 의료진의 실력과 최신 장비 보유 여부 등은 쉽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한 분야에 집중하는 전문병원은 최신 의술에 민감하고 새로운 시설장비 투자없이는 사실상 경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활치료 경쟁력이 훨씬 더 높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새로나병원은 재활전문장비나 우수한 의료진 확보에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수술치료인 도수치료는 이 병원의 대표적 재활치료방법으로 꼽힌다. 도수치료는 도수 의학적 숙련도와 전문성을 가진 치료사가 손과 소도구를 사용해 근육과 관절, 신경 등을 치료하는 진료분야다. 근막통증 증후군, 오십견, 척추측만증, 경증 디스크 및 협착증 등의 경우 도수치료와 운동치료가 병행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한다. 새로나병원은 초기진단에 필요한 체형 분석장비를 충청권 유일하게 보유하고있다. 이 장비는 체형측정은 물론, 척주측만증, 일자목, 거북목, 골반교정, 정· 동적 족저압 검사, 평형검사 등을 정밀하게 체크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지역 재활병원 처음으로 온열암 치료기를 들여놓고 암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암 조직에 열을 가해 암세포의 생체 대사율을 증가시키면서 산소의 공급을 차단, 종양의 증식을 억제하는 첨단치료법이다.

2018년에는 근로복지공단이 지정하는 산재 인증병원에도 등록됐다. 신경계 재활치료전문병원이 산재 인증의료기관으로 등록되는 일을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정부가 새로나 병원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다.

재활인증 의료기관이란 근로복지공단에서 전문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산재환자를 위해 병원급 이상의 산재보험 의료기관 중에서 인력, 시설, 환자 요양 여건 등을 잘 갖췄는지를 엄격하게 평가해 인증하는 의료기관이다.

새로나병원은 신경계 재활치료를 위해 전산화 인지재활시스템을 도입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인지기능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고 상황을 판단해 결정하는 능력인데, 인지기능의 손상은 재활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이 병원의 인지 재활은 이중 손실된 인지기능의 재학습과 재교육을 통한 뇌 가소성 촉진치료를 도입해 재활치료 성과를 내고 있다. 환자들의 집중력, 기억력, 기획력 , 문제 해결능력 추상화 능력, 감각 ,언어, 시지각 능력의 통합을 빠르게 향상 시켜 재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내 병원계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흐름이 있었다. 1990년대에는 대형병원의 등장과 함께 병상 수를 늘리는 게 관건이었다. 병상 수와 의료장비는 병원의 수준, 실력으로 통했다. 이른바 '빅5'의 기준이기도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병원들은 저마다 전문센터를 도입했고, 2010년대엔 암병원을 세웠다. 모두 시대적 요구이긴 했지만 단순히 '규모나 시설 키우기'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환자 개인의 유전체 정보, 생활습관, 병력 등을 반영해 예방·치료법을 달리하는 '정밀 의학'을 바라보는 현시점에서 병원은 미래 의학을 담을 그릇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병원들은 아직 다음 스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새로나 재활병원이 시도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과의 정서적 교감에 바탕을 둔 인성적 의료행위는 미래 의료의 새로운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대담 정리=전종규·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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