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JTBC 제공

☞요즘 날 웃기는 존재가 있다. 코미디언 최양락이다. '알까기' 아저씨가 이렇게 재밌는 사람인 줄 몰랐다. 혼자 웃기진 않는다. 그의 곁엔 아내 팽현숙이 늘 함께한다. 그녀 역시 코미디언이다. 둘의 '티키타카'는 꿀잼이다. 찐(진짜) '부부'다.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는 개그맨 부부 세 쌍의 리얼한 결혼생활을 보여준다. 개그맨 부부 중엔 이혼한 부부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혼 1호'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면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엔 최양락-팽현숙 부부 외에도 박준형-김지혜 부부, 강재준-이은형 부부가 출연한다. 이 세 커플을 보면 싸움이 오래 안 간다. 물론 그들도 현실 부부다. 살벌하게 싸우고 고성도 오간다. 심지어 욕설도 나온다. "이 병X아"·"미친 인간" 등 깜짝 놀랄 발언도 나온다. 머리에 쪽파를 날리기도 한다. 하지만 화해가 빠른 편이다. 냉전이다가도 금방 웃음이 터진다. 싸우면서도 '개그 본능'을 숨기지 않는다. 뭔가 재밌게 산다.

☞내 최애 부부는 역시 ‘팽락부부(팽현숙-최양락 부부)’다. 32년 차 부부의 내공이 느껴진다. 그리고 자꾸 정이 간다. 지연은 지양한다만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충청도 출신이라 그런가. 팽현숙이 화내는데도 느긋한 말투의 최양락이라던가. 숨은 듯 느껴지는 충청도식 유머가 있다. 여담이지만, 개그맨들 중 ‘충청도 출신’이 유독 많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임하룡·이영자·남희석·신동엽·장동민 등등 모두 충청 출신이다. 그 이유를 생각하건대, 말투의 이유가 큰 거 같다. “그래유”·“괜찮아유” 등 뭔가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조용한 듯 한마디씩 툭툭 내뱉는 것도 웃기다. 지역민 특유의 은유화법·능청스러움·너스레가 개그로 승화된 셈이다.

☞예능이지만 배운다.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 최수종-하희라 같은 부부는 드물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았다.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도 싸우는데, 태생부터 다른 부부가 안 싸울 리 없다. 우리 부부도 매일 싸운다. 안 싸우면 이상할 지경이다. 알고 결혼했지만, 화가 난다. 그건 아마 남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살다 보니 깨닫는다. 싸우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화해하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하다. 먼저 웃으면 ‘화해 신청’이다. 부부싸움은 오래가서 좋을 게 없다. 결국 이 인간도 내가 선택했다. 어차피 같이 살 거… 웃으면서 풀자. 여느 개그맨 부부처럼.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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