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전 국민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주춤하던 확진자가 8월 들어 하루 100명 이상이 발생하는 등 가을철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팬데믹까지 선언하게 만든 코로나19, 이 이상한 바이러스는 인류의 삶을 바꾸고 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를 휩쓴 감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삶을 바꿔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이라 불리는 스페인 독감은 '마스크 착용법'이라는 새로운 법까지 만들어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 중 선수·심판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하기도 했다. 1918년 이 병은 그 당시 세계 인구 16억명 중 5억명 이상이 감염돼 5000만명 이상이 사망하게 했던 무서운 대재앙이었다. 당시 조선총독부 통계연보에 따르면 조선에서 무오년 독감 감염자는 742만 명으로 전체 인구 1678만명의 절반가량이 걸렸다. 감염자 중 사망자는 14만 명에 이르렀다. 특히 충청남도에서 기승을 부려 서산시에서는 인구의 대부분인 8만 명이 독감에 걸렸고, 예산군과 홍성군에서 수천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도 있다. 참고로 당시 중국에 있던 김구 주석도 이 스페인 독감에 걸려 20일간 앓았다고 백범일지에까지 기록해 두기까지 했다.

언택트(Untact) 사회란 말 그대로 일상에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 4월 영국 의회가 코로나19로 인해 700년 동안 유지해 오던 의회 토론을 화상으로 바꿨다. 3월 중순 900시간이었던 화상회의 사용 시간이 불과 19일 만인 4월에는 4500시간으로 5배 폭증하기도 했다. 비대면 일상이 이뤄지는 언택트 사회가 일상화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는 의료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가을부터 유행성 독감이 다시 퍼질 것으로 예측한다. 더 큰 문제는 2차 유행이 1차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특징은 호흡기와 소화기 전염병의 증상을 모두 지니고 있으며, 잠복기와 회복기에도 전파력이 있다. 바이러스는 국경을 모른다고 세계보건기구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 마이클 라이언은 말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의 일상도 변하겠지만 공조와 연대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한 나라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코로나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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