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재정 적신호
유례없는 '30% 이용률' 성적표
상반기에만 6천억원 가량 적자
위기 극복 위한 조직개편 예고
신차 구입비 등은 숙제로 남아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유례없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한국철도 재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수도권 방역체계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한국철도의 수익과 직결되는 KTX 이용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7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KTX열차 이용승객은 지난 3~8월간 들쑥날쑥한 곡선을 그리며 평균 50%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승객이용률 저조세는 코로나 창궐 이후 한 달이 채 안된 지난 3월, 이미 전년 대비 20% 수준까지 감소하며 시작을 알렸다. 이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3월 3일부터 '승객 간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열차 좌석을 창측부터 우선 배정하고, 주말 KTX 운행을 일부 감축한 점도 기인한다.

실제 한국철도는 지난 3월부터 '방역'을 최우선하자는 정부 지침대로 회원·비회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승객 간 좌석 거리두기'를 실천했고 여행객 급감으로 주중보다 이용객이 적은 상황을 감안해 '주말 KTX 운행 일부 감축'을 실시했다. 이때부터 수익구조가 깨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코로나 확진자 증가폭이 줄어들며 5~7월엔 KTX 승객이용률이 한때 70%대까지 올라섰고, 지난달 들어서도 연휴 기간(15~17일) 증가세로 일부 기간은 8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재차 확산된 지난달 중순부터 증가세가 꺾이더니 수도권 방역체계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시 승객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첫 평일이었던 31일 이용률은 40%를 기록, 마지막 주말인 29~30일에는 지난해 동기대비 70% 가량 승객이 감소하며 유례없는 '30% 이용률'이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만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철도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을 위해 지난 3일 지역본부 1/3 축소, 차량 정비조직 개편, 관리인력 감축 등 효율적 인력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오는 21일)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체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차 구입비'는 필수적인 안전비용이라 감축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공기업 특성상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쉽지 않아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는 숙제로 남아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만 6000억원 가량 적자를 보인 가운데 내부 구조개혁을 통한 내재된 비효율 낭비요인을 최대한 제거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며 “앞으로도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열차 승객 감소세는 이어지겠지만 비상계획을 마련해 더 이상 적자를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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