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은 수년째 답보…환수 목소리도
한전 “시공사 변경되며 지연 불가피”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세종 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가 때아닌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싼 값에 세종시 상업용지 소유권을 거머쥐는 특급혜택을 누린 뒤, 수년째 본부 신청사 착공 등 세종 이전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다.

아파트 특별공급(이전기관 종사자) 분양권을 획득한 소속 직원들의 입주시점이 코 앞으로 다가온 반면, 이전용지는 여전히 빈터로 남아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7년 이사회 승인을 통해 중부건설본부 세종시 이전을 확정짓고, 법원·검찰청 예정부지 인근 3생활권 상업용지를 조성원가로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은 당시 사업비 588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부속건물 4층(수용인력 300명) 규모의 본부 신축건물을 짓는 시나리오를 앞세웠다.

그러나 여기까지. 첫삽 조차 뜨지 못한채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먹튀’ 논란을 부르고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이전용지를 아예 환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덧대졌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세종시 한 관계자 “한국전력은 용도변경을 통해 평당 1500만원 가치의 상업용지를 조성원가(280만원)로 공급 받는 이전 혜택을 누렸다. 용지매입과 함께 이전기관 특별공급 혜택도 받았다”며 “2년 내 착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후 행복청 등 감독기관의 점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수조치를 언급해야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중부건설본부 세종 이전과 관련, 한국전력은 최근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냈다.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 관계자는 “신재생 설비 추가 등 계약조건 검토사항이 발생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주 타당성 재검토와 함께 착공이 미뤄졌다”며 “시공사 선정과 함께 이달 착공을 추진했지만, 아쉽게도 입찰과정 이의제기로 1순위 업체가 변경되면서 또 다시 착공이 미뤄지게 됐다. 현재 재심사 중으로,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입찰금액 심사를 통해 상위 1순위에서 3순위자 종합심사 서류제출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달 중 종합심사를 실시한 뒤, 시공사와 계약체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지화 위기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4생활권 법원·검찰청 유치 프로젝트와 맞물려 한전 중부건설본부 세종 이전 프로젝트 추진에 이상기류까지 감지되면서, 3~4생활권 상권침체기는 기약 없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3생활권 한 공인중개사는 "법원·검찰청 프로젝트가 장기화되면서, 법원·검찰청 유치로 인한 상권형성을 보고, 분양 받은 일반 시민들의 타격이 크다. 향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행사들의 타격도 예상된다"면서 “당장 한전 중부건설본부 세종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른 시일 완공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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