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식당·술집 영업제한 행정명령
자정이후 봉명동 거리 북적여편의점·인근공원서 음주 즐겨
대부분 ‘턱스크’ 착용… 불안↑

▲ 시민들이 봉명동 인근에서 조형물 장식으로 놓아둔 바위 등을 테이블과 의자로 삼아 삼삼오오 모여 음주를 즐기고 있다. 사진=선정화 기자
▲ 시민들이 봉명동 인근에서 조형물 장식으로 놓아둔 바위 등을 테이블과 의자로 삼아 삼삼오오 모여 음주를 즐기고 있다. 사진=선정화 기자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죄송합니다. 영업시간이 12시까지라 나가주세요.”

지난 4일 저녁 11시 50분. 대전 유성구 봉명동 우산거리 인근 포장마차 업주는 매장 내 손님들에게 영업마감을 알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대전시가 식당·술집 매장 등에 영업제한 행정명령 등을 내리면서 자정부터 야간 영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방역방침을 숙지한 손님들은 자연스레 자리를 정리했지만 일부 손님들은 업주의 말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만취 상태에서 영업이 한창일 시간에 문을 닫는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손님도 있었다. 영업 종료 10여분 전 가게를 들어선 손님들도 업주의 영업제한 고지에 당연히 발길을 돌려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정을 갓 넘긴 시점부터 인근 술집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거리는 인산인해였다.

또 봉명동 우산거리 인근 편의점에서는 때아닌 테이블 쟁탈전을 위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식당을 비롯한 술집들이 자정부터 문을 닫으면서 편의점 야외 테이블이 유일한 대안이 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편의점에서 설치한 야외 테이블마저 이용객들로 붐비기 시작하자 일부 시민들은 소주와 캔맥주, 과자 등을 구입해 인근 공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광경까지 그려지기 시작했다.

인근 공원에서는 조형물 장식으로 놓아둔 바위 등을 테이블과 의자로 삼아 삼삼오오 모여 음주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나 방역지침을 우려하며 되도록 사람들 간 간격 유지를 실천하려고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마스크 착용은 전혀 실천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야외에서 음주 등 식음료 섭취와 함께 아직은 조금 더운 날씨로 인해 대부분 ‘턱스크’ 상태로 대인접촉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다.

시민 A(39) 씨는 “평소 같으면 시원하게 가게에서 술을 마셨겠지만 다들 문을 닫아서 밖에 자리를 잡았다”면서 “술을 마시다가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좀 아쉬운 마음에 야외에서 가볍게 한잔 더 하는거다. 코로나 때문에 자유롭게 술도 마시지 못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야외에서까지 음주행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강한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이 이 같은 대인접촉으로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봉명동에 거주하는 시민 B(29·여) 씨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술을 마시니까 시끄러운건 둘째치고 코로나에 감염될까 무섭다”면서 “대부분 술에 취해있고 술 마시느라 마스크는 신경도 안쓰더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된 만큼 시민들도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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