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섭 대전경찰청 경장
신혼여행 간 해수욕장서
파도에 휩쓸린 남성 구조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 경찰이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과학수사계 소속 김태섭(32·사진) 경장은 1일 아내와 함께 제주도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파도에 휩쓸려 의식을 잃은 2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

이날은 9호 태풍 마이삭이 접근하며 제주도 해안가가 태풍의 영향권에 간접적으로 포함됐던 때다.

김 경장은 당시 해수욕장 인근에서 바다를 지켜보다 A씨를 발견했다.

김 경장은 “한 커플이 튜브를 갖고 해변에서 놀고 있었는데 커플 중 여자만 파도에 밀려 해변으로 나오고 있었다”며 “튜브를 놓고 바다로 들어간 남자는 보이지 않아 자세히 보니 남성이 둥둥 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경장은 A씨를 구조하기 위해 오리발과 장비를 착용하고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다만 수중 과학수사 요원으로 수영에 능숙한 김 경장이지만 당시 강한 바람에 파도까지 높아 A씨를 물 밖으로 구조하는 데 애를 먹었다.

구조상황이 여의치 않자 김 경장은 A씨를 뒤집어 가슴잡이 운반법으로 해변으로 구조했다. 그 사이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일하다 현재는 간호사로 근무중인 김 경장의 아내는 침착하게 119와 해수욕장에 있는 중앙 통제실 안전관리요원에 신고했다.

A씨는 해변에서 안전 요원들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제주대병원으로 옮겨져 무사히 치료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섭 경장은 2015년 9월에 경찰을 시작해 18년 1월부터 대전청 과학수사계 현장감식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19년부터는 수중과학수사 업무도 병행해 물속에서 발생한 사건 현장에 대해서도 감식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경장은 “수중 과학수사 훈련을 받은 경험 덕분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