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음력으로 7월 15일 백중날이다. 백중날은 3원(1월15일은 上元, 10월15일은 下元)중 한가운데로 중원(中元)이라고도 하였다. 농경시대 시절 조상들께서는 지역별로 백중놀이를 각각 즐기며 놀이를 해 왔다. 백중(百中)은 백종(百種)에서 왔다고도 한다. 당시 요즈음해서 과일, 채소 등과 곡식 100가지의 씨앗들을 갖추어 놓았다하여 유래되었다는 설들이 있다. 그리고 '호미씻이'라고도 한다. 이 때가 되면 모든 풀들이 더 자라지 않기에 백중날 이전에 논과 밭의 풀들을 모두 다 호미로 김매기를 해서 더 사용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호미를 깨끗이 씻어 둔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볼 수 있다.

60년대만 되돌아보더라도 농사일을 도와주는 머슴들에게 백중날 하루 쉬게 하고 새 옷을 장만해주며 용돈도 주어 이 날 즐기고 놀게 했다. 그리고 마을별로 주민이 모여 농악 등 풍물놀이를 하면서 마을 한 바퀴를 돌았다. 또 시냇가에 솥걸어 놓고 물고기 잡아서 매운탕과 막걸리를 마시며 놀기도 하였고, 보다 큰 마을에서는 어린 황소를 걸어놓고 씨름판을 벌리는가 하면, 백중장이 서 용돈이 생긴 머슴들이 물건을 사기도 하고 뽑기라든가 사행성 놀이를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우리고장에서는 조선 세종23년에 식년문과에 급제한 후 성종1년에 좌의정을 지낸 서석 김국광의 묘가 있는 왕대리를 중심으로 해서 입암리, 두계리, 농소리 등 인근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 서석 김국광의 묘에 참배를 하고 그의 업적을 기리면서 이 고장의 효자. 효부와 또 농사일을 성실히 잘 해온 머슴까지도 선발 하는 등 백중 놀이를 해왔으나 지금은 그 명맥만 유지해오고 실정이다.

즉 왕대리 백중놀이는 좌의정 김국광묘 참배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을 발굴하고 함께 풍물놀이를 해 왔음은 특이하고 그 가치가 있어 선양할 만한 전통놀이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백중놀이가 이어오고 있는 것은 그나마 퍽 다행스런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계룡시의 개청이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잊혀져가는 아름다운 우리고장의 엣 전통놀이문화가 다시 살아나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알려지고 그 뜻을 이어가게 함은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다.

올 해 백중날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백중놀이를 못 보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왕대리 백중놀이가 '옛 전통문화를 잘 되살리면서 현대에 맞게 발전된 백중놀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이와 함께 우리 고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효행하는 효자. 효부를 찾아 선발하고, 이제는 일선공무원들이 시민을 위한 무한 봉사자이므로 옛날의 머슴대신 최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공직자를 선발하는 등 전통농악과 아름다운 이 놀이문화를 계속 이어 나가야 되겠다. 모쪼록 왕대리 백중놀이가 다른 지역의 백중놀이와 차별화해서 계룡시의 독창적이고 보다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아가길 소망해 본다. 최욱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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