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포도가 미국 수출 길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황간포도수출작목회는 지난달 28일 황간농협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캠벨얼리 품종 10t을 선적했다고 어제 밝혔다. 작목회는 올해 포도 100t을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영동 포도의 미국수출은 2007년 이후 14년째이지만 올해는 각별하다. 코로나19 사태에다 긴 장마 등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최고품질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땀의 결실이라고 하겠다.

앞서 충남 천안시는 지난달 13일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인 '하늘그린 거봉포도' 수출 선적식을 가졌다. 거봉포도 4t을 호주에 수출키로 한 것이다. 다음날에는 거봉포도 9t을 뉴질랜드에 수출했다. 올해 호주, 캐나다 등에 포도 130t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6월에는 충북 음성군에서는 맹동수박 500통을 부산항을 통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수출했다. 과거 같으면 생각지도 못한 품목들이 세계인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국내 수요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농산물 해외수출은 농가소득 향상에 큰 보탬이 될 게 분명하다. 요즘은 포장기술이 좋은데다 운송편도 양호해 수출에 따른 애로사항도 많이 해결됐다. 판로개척만 잘 하면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른바 케이팝(K-POP), 케이(K)방역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조명 받고 있듯이 케이푸드(K-FOOD)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경쟁력 있는 품목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노크해야 한다.

해외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생산물량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편이다. 예컨대 포도 해외수출 물량은 국내 생산량의 1%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영동군에서만 한해 1만6000t이 넘는 포도가 생산되고 있다.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등 해외과일이 우리 식탁을 점유한지 이미 오래다. 점차 외국 과일에 입맛이 들여져 우리과일을 외면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과일 애용과 함께 수출을 늘리는 게 곧 농민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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