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진 대전괴정고 교장

‘기억’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아마 많은 사람은 ‘망각’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 20대 중반 이스라엘 초대수상인 다비드 벤구리온의 보좌관으로 시작해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장관을 10번, 총리를 3번, 92세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한 시몬 페레스(Shimon Peres, 1923~2016)는 ‘기억’의 반대를 ‘상상’이라고 말한다. 기억이란 ‘내가 경험한 길을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고 상상이란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새롭게 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간을 보는 관점이 변한다고 한다. 과거는 똑똑한 사람을 원했지만, 미래에는 똑똑하면서 관심이 가는 사람으로 즉, 지속적 성장의 힘이 있는 사람으로 실행을 통해 결과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을 원한다고 한다. 이를 평가하는 방법도 과거는 성취도를 평가했지만, 미래는 적합도를 평가한다고 한다.

이렇게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의 변화에 따라 학교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학교는 능력과 규율 속에 동질화 교육을 추구했다면, 이제 미래는 성과와 잉여를 위한 개별화 교육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관계형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자기 디자인적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기에 가르침 중심에서 배움 중심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각각의 개체가 아닌 융합을 통한 자기 디자인을 추구하며 개별화 속에서 협업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개별화 사회에 대비한 준비이다. 나아가 감성 가치를 지닌 인간 중심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는 예술적, 창의적, 공간적 감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사회에서 창의력은 삶의 기본이며, 창의력이란 역량 학력과 말문 학력이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언어는 생각과 표현의 도구로서 창의력의 기초 요소이므로 부단히 언어 능력을 키워야 한다.

흔히 창의력 증진기법으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일부러 시험할 수 있는 7가지 규칙을 스캠퍼(SCAMPER) 기법이라 한다. 이는 S=Substitute ‘기존의 것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C=Combine ‘A와 B를 합치기’, A=Adapt ‘다른 데 적용하기’, M=Modify, Minify, Magnify ‘변경, 축소, 확대하기’, P=Put to other uses ‘다른 용도로 쓰기’, E=Eliminate ‘제거하기’, R=Reverse, Rearrange ‘거꾸로 또는 재배치하기’를 뜻한다.

우리 학생들이 생활해야 할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상상이라는 원료로 혁신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지 실리콘밸리에서 위대한 기술의 선구자이자 탁월한 지성과 비전을 겸비한 인물로 손꼽히는 Peter Thiel이란 사람은 그의 저서 ‘Zero to One’에서 “복제가 아닌 無에서 有를 창조하라”라고 말하며 미래사회에서는 오늘날까지의 ‘1에서 N으로 수평적 확장’인 Hard Power가 아닌 ‘0에서 1로 수직적 진보’인 Soft Power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제 학교가 변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과감하게 도전해 혁신을 이루는 산실이 되도록 확고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기교가 아닌 기초와 기본을 중시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