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두루·양지중서 자격시험 진행
20개 교실 대관… 외부인 수백명 몰려
학부모들 비난… 교육청 권장도 문제

▲ 지난 29일 세종시 두루중학교 인근에 요양보험사 자격시험 응시생들이 타고 온 수많은 전세버스들이 주차 돼 있다. 사진=강대묵 기자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세종시 일선 학교현장이 외부기관의 시험장으로 버젓이 이용되고 있어 학교 방역망이 뚫릴지 우려가 높다.

지난 29일 세종시 두루중과 양지중학교에서는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이 주관하는 제32회 요양보험사 자격시험이 진행됐다.

이번 시험을 위해 각 학교별로 20개 교실이 대관됐으며, 400~500명의 응시생이 몰렸다. 이날 시험은 오전 10시~11시 30분, 오후 3시~4시 30분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문제는 코로나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 수백명의 외부인이 몰려들었다는 것.

두루중의 경우 오전 9시가 넘어서자 응시생들이 탄 전세버스 10여대가 학교 주변을 가득 메웠다. 전세버스에서 내린 수백명의 응시생들은 한꺼번에 학교 출입구로 쏟아지면서 장사진을 쳤다.

이 모습을 바라본 지역민들은 혀를 내둘렀다. 고운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씨는 “이른 아침부터 동네에 수많은 관광버스가 몰려들고, 수백명의 사람들이 학교로 밀려드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깜짝 놀랐다”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 외부인들이 몰려든 모습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라고 전했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측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루중의 한 학부모는 “학교 20개의 교실에 외부인이 오랜시간 머물었다는 것은 코로나 시국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교 개방을 허용한 학교측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날 시험이 진행된 양측 학교 관계자는 “시험장에 대한 방역활동을 철저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학교를 외부인에 개방한 행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시민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세종시교육청이 평소 일선학교에 외부인에 대한 학교시설 대관을 권장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공공기관과 지역사회 단체는 학교 시설물에 대한 대관·이용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관을 허용하는 게 현주소다.

세종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교육청이 코로나 시국에 학교를 외부에 개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게 허점이었다”며 “외부 기관의 시험장이 꼭 학교일 필요는 없다. 현재 미운영 중인 세종시의 지역별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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