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난 뒤 바로 폭염 이어져 남은 채소들 타죽어 수급 비상
대전, 전년 동월比 18.2% 상승 추석 명절 농산물 대란 우려도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밥상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추석 명절 농산물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9일 충청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의 신선채소 가격은 전월대비 8.1%, 전년동월대비 18.2% 각각 상승했다.

충남 역시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7.1%, 전년동월대비 17.9% 각각 올랐다. 충북의 경우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5.2%, 전년동월대비 16.0% 상승했다.

지난달 내내 지속된 장마로 채소 수급 상황이 악화된 영향이다.

이달 들어서도 채소류 가격 고공행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장마 초·중반에는 비축 물량을 풀어 가격 상승세를 어느 정도 제어했지만, 장마 후반부터 이마저 바닥나면서 채소값이 급등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만 해도 1개당 1800원 안팎이던 애호박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최근 3830원으로 2배 수준이 됐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예년과 비슷한 가격이었지만, 최근 열흘 사이에 급등했다.

상추 등 잎채소의 가격 상승 폭도 크다.

청상추는 4㎏당 3만 67원에서 6만 448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적상추도 4㎏당 3만 2267원에 5만 7772원으로, 깻잎은 2㎏당 2만 3100원에서 4만 4992원으로 뛰어올라 1년 사이 2배 가까이 비싸졌다.

주요 김장 재료도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비싸졌다.

올해 8월 중순 배추(상품 기준) 10㎏당 도매가격은 1만 9556원으로 1년 전(8333원)에 비해 134.7% 급등했다.

무 20㎏당 도매가격 역시 같은 기간 9083원에서 1만 5756원으로 73.5% 뛰었다.

밥상 물가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기나긴 장마 뒤 폭염이 이어지면, 그나마 남아 있던 채소들이 타 죽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2018년의 경우, 채소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월(12.3%), 10월(13.5%), 11월(13.7%) 3개월 연속 폭등했다.

지역 유통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 이어지기 되면 채소값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는 추석 선물용으로 쇠고기·돼지고기를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육류 가격도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