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취업이 바늘구멍이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을 하더라도 규모를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장기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사태가 직격탄이 됐다. 채용은 경기의 후행지표인 까닭에 올 하반기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 내년 취업 전망 지표도 악화될 수 있다. 최악의 취업난에 각자도생해야 하는 청년들은 우울하기만 하다.

취업사이트 인크루트가 최근 상장사 5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회사는 전체의 57.2%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 응답 비율 66.8%에 훨씬 못 미친다.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14.2%) 거나, 채용 미정(28.6%) 기업도 꽤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채용 계획은 지난해 79.2%에서 올해 69.1%로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중소기업은 더 심각해 올해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회사가 49.3%로 지난해 61.1%보다 11.8%포인트나 줄었다.

졸업생들은 쏟아져 나오는데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대학졸업 후 직장을 얻지 못해 백수생활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의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최종학교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인 청년이 166만 명이나 된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최고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채용 축소는 청년들의 취업의지를 상실케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논다'는 청년이 40만 명이나 된다는 건 취업난과 무관치 않다.

안정적인 고용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이 안보여 답답하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에게 무턱대고 채용규모를 늘리라고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최근 청년층 대상 일자리 20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민간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일자리를 확충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일자리보다 기업이 고용창출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려울 때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기업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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