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모기. 여름 불청객 곤충 가운데 하나다. 어렸을 때 여름이면 모기와 전쟁을 치렀다. 물리면 몹시 가려워 심하게 긁어 상처가 났거나 세균감염으로 종기가 났기 때문이다. 사람을 무는 모기는 알을 낳는데, 영양분으로 사람의 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기는 모두 6개의 침을 가지고 있다. 각기 용도가 다르다. 모기가 사람의 피부에 앉으면 일단 두 개의 침이 나온다. 딱딱한 피부에 구멍을 내기 위해서다. 구멍이 생기면 또 다른 두 개의 침이 나와 구멍을 통해 살을 더 벌려 혈관을 찾는다. 또 다른 2개의 흡혈 침이 나와 혈관 속으로 집어넣어 피를 빨아들인다. 순식간에 흡혈(吸血)이 순식간이지만 사람의 피가 흡혈 되는 순간 굳어버려 흡혈 침이 막혀 버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두 번째 두 개의 침에서 항응고제가 분비된다. 이 항응고제가 바로 모기가 물면 피부가 가렵고 부풀어 오르는 근거다. 모기는 사람의 피를 빨기 위해 6개의 침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순식간에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기민한 곤충이다. 흡혈 시간이 5~9초에 지나지 않는다. 직접 무는 것을 보기 전에 모기를 손바닥으로 때려잡는 것은 쉽지 않다. 모기 체중의 2~4배 정도 빤다. 모기를 잡으면 손에 피가 많이 묻어나는 이유다.

'모기 보고 칼 빼기'란 속담이 있다. 모기 보고 칼을 빼다니! 그러다 사람 잡는 것 아닐까? 아주 먼 옛날 중국 어느 마을에 선비가 있었다. 저녁을 먹은 뒤 글을 쓰려 하는데, 붓끝에 모기(파리)가 날아와 앉았다. 몇 번이고 붓을 흔들어 날려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화가 난 선비는 칼을 빼 들어 휘둘렀다. 칼에 기겁한 모기(파리)가 멀리 날아갔다. 사자성어로 견문발검(見蚊拔劍:蚊 모기) 또는 노승발검(怒蠅拔劍:蠅 파리))이다. 대단치 않은 일에 쓸데없이 크게 성을 내는 속 좁은 사람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모기 다리에서 피 뺀다.'란 속담도 있다. 아무것도 없을 듯 한데서도 갖은 수단을 다 써서 가증하게 뺏어 낸다는 말이다. 모기 다리에 피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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