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을용 광복회 충북도지부 청주·진천연합지회장이 13일 충청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보상금, 연금 등 그런 것에는 관심 없습니다. 다만 광복절, 6·25 등을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교육과 행사를 강화해 역사를 기억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만 있습니다.”

충북의 독립운동가 故 윤인보 선생의 손자 윤을용(81·내덕동) 광복회 충북도지부 청주·진천연합지회장이 13일 충청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지회장은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일제 강점기 경찰서 격인 주재소(駐在所)에 불려 나갈 때 두 눈을 실명해 손을 잡고 모시고 간 기억이 있다”며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으로 1년의 옥살이를 해 그 과정에서 고문으로 실명을 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마을에 작은 일이라도 있으면 할아버지는 매번 주재소에 불려 나갔던 기억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할아버지가 1년 옥살이를 하기 전 소송을 진행했는데 소송에서 패해 비용 전부를 부담해 가세가 기울었다”며 “아버지도 독립운동가 자식으로 이곳저곳에서 괴롭힘을 당해 피신까지하며 다른 사람 집에서 사는 등 가난해서 힘들었던 어릴적 기억이 많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 지회장은 “할아버지와 중학교 때까지 함께 했는데 당시에는 하루하루 먹고사는데 걱정이 더 컸다”며 “다 크고 난 뒤에는 자랑스럽고 끝까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생활하셨던 할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지회장은 “최근에 택시에 타서 광복회관으로 가자고 했더니 광복이 뭐냐고 묻는 것을 보고 시대가 많이 바뀌고 역사가 잊혀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 청주시에서 쌀안장터(미원) 만세운동에 지원해줬는데 이런 것이 역사를 더 뒤돌아보게 되고 독립운동가 후손의 자부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는 상황에 따라 한다고 하더라도 제75주년 광복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알아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인보 선생은 충북 문의군 미로면 옥포리(현재 현도면 죽전리)에 태어나 1919년 미원 쌀안장터에서 군중 1500여명을 규합해 독립 만세 시위를 주도하다가 체포됐다. 그 해 1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옥고 중 고문으로 실명했으며 1951년 미원면 용곡리에서 사망했다. 1986년 정부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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