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 농경지 황토물에 잠겨
수자원공사 “상황고려 물 방류”

▲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농경지가 대청댐 방류로 인해 13일째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논이 침수돼 올해 농사를 망쳤는데도 수자원공사에서는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노산1리 유승돈(65) 이장은 "지난달 31일 대청댐이 방류를 시작한 이후 1900여㎡의 논이 벌써 13일째 누런 황토물에 잠겨 있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는 "설상가상으로 물에 잠긴 비닐하우스에 있던 기름통이 엎어지면서 주변 농경지가 온통 기름띠로 뒤덮였다"며 "그런데도 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는 하천 관리를 맡는 다른 기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도면 주민들이 대청댐 수문 개방으로 농경지 침수 피해를 봤다며 보상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도면행정복지센터와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가 수문을 열고 초당 2500t의 물을 흘려보낸 지난달 31일 오전 금강 변에 위치한 농경지 2.3㏊(12농가)가 침수됐다.

대청댐지사가 방류량을 초당 2500t에서 3000t으로 늘린 이달 8일에는 노산·중척·시목·양지리 4곳에서 5.8㏊의 농경지(12농가)가 추가로 물에 잠겼다. 행정복지센터와 주민들은 대청댐 방류로 금강 수위가 높아져 이런 피해를 봤다며 지난 3일과 5일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피해 조사와 보상을 요구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한 농민은 2006년부터 비닐하우스에서 농사짓는 데 처음 물난리를 겪는다고 했다"며 "지난달 31일에는 이 지역에 호우주의보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오는 14일까지로 못 박은 공사 측의 공식 입장을 받아본 뒤 대응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유 이장은 "침수된 농경지를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오는 17일부터 수자원공사 앞에서 집회 및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청댐지사는 "초당 계획 방류량이 6000t인데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해 매뉴얼에 따라 이같이 물을 방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청댐 조정지댐 아래 하천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관리한다"며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보상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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