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신성대 현장실습지원센터·간호학과 교수

주말이 되면 KBS에서 방송중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윌리엄, 벤틀리 형제가 온 국민의 피로를 녹이고 할아버지·할머니 미소를, 삼촌·이모·고모 미소를 저절로 짓게한다.

어르신의 경우 힘들게 자녀를 키우느라 정작 본인 자식은 예쁜 줄 모르고 길러 손자·손녀들이 더 예쁜 것도 있지만 이들 형제들의 우애와 부모-자식간의 사랑이 웃음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런 사랑의 느낌보다 필자는 또다른 이면을 보고 싶다. 바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언어실력이다. 이제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막내아들은 한글로 언어를 시작하지만 맏이 윌리엄은 간단한 영어와 함께 한국어를 구사한다.

축구선수 박건우 자녀의 경우 엄마가 스위스인이며 동시통역사인 이유도 있겠지만 첫째인 나은이의 경우 이제 6살임에도 불구하고 4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동생 건후도 이제 갓 옹알이를 뗐을 뿐인데 한국어와 독일어 2개 국어를 구사하여 엄마들의 부러움과 사랑을 한몸에 사고 있다.

한편 동남아에서 국제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으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아내가 외국인인 경우가 많고 부부간의 연령차도 15살 차이는 기본이다. 서로 다른 문화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후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앞선 사례처럼 연애 기간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힐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자녀가 태어나 어린 외국인이 한국생활 적응과 함께 양육의 숙제를 풀어가는 것은 누구든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전쟁 전후에는 주한미군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많았고 그 당시에는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를 '혼혈'이라고 불렸으며 다문화 가족의 자녀는 따돌림과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과 함께 국제결혼이 활성화되면서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게 되었다.

그 당시 태어난 아동이 2010년대 출생이다. 현재 학령인구에 해당하는 이들과 부모들이 교육적인 측면에서 가장 고민하는 것은 바로 언어적 측면과 따돌림 등 교우관계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 한글 공부는 대부분 자녀와 밀착시간이 가장 긴 엄마가 시키는 경우가 많아 한글 습득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결혼 이주 여성은 본인도 아직 한국어 습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에 대한 언어 교육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아동은 언어 습득이 다소 늦을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발 맞추어 각 지자체에서는 다문화 가족 자녀의 언어 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언어 습득의 시간적 차이도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 모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되고 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 학습 문제는 어느정도 해소되고 있다.

이제 양쪽 나라의 부모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모두 사용할 줄 아는 세대가 점차 많아질 것이다. 언어뿐만 아니라 부모가 가진 우성의 유전자를 물려 받은 우수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 우리나라를 강국으로 이끌고 갈 미래가 멀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취직, 직장 생활, 결혼 등에서 겪게 될 문제가 곧 사회문제로 대두될 듯 하다.

문화의 다양성을 얘기하는 '모자이크 이론'이 있다. 이민자들을 기존 문화에 통합하고 흡수시키려(용광로 이론) 하지 않고, 문화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인정하여 서로 공존을 중시하는 사회가 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가 그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 상대주의의 관용을 지녀야 할 때다. 우리나라 이민 1세대가 미국에서 겪었던 인정받지 못한 문화적 다양성, 인종차별을 서러움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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