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접촉 줄어들며 상담건수↑
무기력감·답답함 등 증상 호소
정부, 심리지원대책 진행키로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길어지는 코로나19와 역대급 장마에 대인접촉이 줄어들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 3일 기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진행된 우울증 상담 건수는 전국적으로 총 37만 422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뤄진 35만여건의 우울증 상담 건수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사회적 고립과 외출 자제 등으로 극심한 불안감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코로나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져 외출도 거의 못했었는데 이제는 여름 장마까지 길어지고 있다”며 “장마에 햇빛 조차 못보니 자꾸 우울해진다. 감정이 가라앉는데 어떡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에 B씨는 “저는 원래 집에만 있던 사람이라 그럭저럭 적응이 됐는데 남편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한다”며 “워낙 돌아다니는거 좋아하던 사람인데 코로나에 주말에도 계속 집에만 있으니 우울한가보다. 날씨라도 좋으면 남편이 좋아하는 낚시라도 보내줄텐데 장마가 계속되니 그럴 수도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역 의료계 역시 민간병원에 우울감과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분위기다.

지역의 신경정신과 병원 관계자는 “최근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기존 정신질환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우울감을 호소한다”며 “우울감 증상이 지속되면 재발성 우울장애나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무기력감과 가슴 답답함이라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 공황 장애 환자들은 마스크 쓴 사람들만 봐도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염려했다.

이에 정부도 시민들의 코로나 우울증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지원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 발생이 반년이 지난 상황에서 심리지원 대책의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전국 17개 시도의 재난심리회복센터를 가동, 심리 상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전시 의사협회 관계자는 “2주 이상 무력감이 느껴지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인근 병원이나 지자체 심리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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