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리노베이션 일환으로 수백억원 들여 하드웨어 사업 추진
각종 인프라 사업 서로 유사한 기능 많고 특색 있는 콘텐츠 부족
기대효과 위한 구체적 계획안 없어…추경 삭감 등 예산확보 난항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대전시 각종 마중물 사업이 명확한 사업 목표와 장기적 로드맵 부재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학·연·관이 모일 수 있는 ‘융·복합 혁신공간’이 필요하다는 명분 아래 대덕특구 곳곳에 수백억원을 들여 하드웨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계별 운영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차별화 된 콘텐츠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 따르는 이유다.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에 반영된 ‘정부출연연구기관 오픈플랫폼(가칭 마중물 플라자)’ 사업 종합기획비 3억원이 3차 추경안에서 삭감됐다.

정부와 대전시의 기능 이견으로 감액처리 된 것.

과기정통부와 기획재정부는 당초 국제 R&D플랫폼 조성을 위해 이 기획비를 편성했는데, 대전시는 이곳이 ICT 기술 사업화 창업 및 지역 기업지원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라고 있다.

국·시비 매칭(국비 150억원, 시비 150억원)이었던 이 사업에 대한 종합기획비 3억원은 써보지도 못하고 결국 추경안에서 제외됐다.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일단 대전시가 대덕특구에 추진하는 각종 인프라 사업들이 서로 유사한 기능이 많고, 사업별 기대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특색 있는 콘텐츠가 부재하다는 데 있다.

현재 인접한 곳에 조성돼 운영 중인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역시 기술사업화, 융·복합 혁신, 소통 교류 위한 목적으로 건립됐지만 당초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 = 대덕특구 전경. 충청투데이 DB
사진 = 대덕특구 전경. 충청투데이 DB

또 대덕테크비즈센터, 기초과학연구원 대덕과학문화센터,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플라자 등과 같이 이미 유사한 기능의 거점공간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사업 명분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스코 기술연구소에 추진 중인 또 다른 하드웨어 사업인 ‘대덕특구 융합연구혁신센터’ 역시 ETRI 기술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 출연연 기술을 포괄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마중물플라자와 기능이 거의 흡사하다.

대덕특구 한 관계자는 “언제, 어디에, 얼마를 투입해서 어떤 효과를 내겠다 까지는 있는데 ‘어떻게’가 빠져있다. 조성 이후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세부적이고 촘촘한 운영 방안 즉, 알맹이가 없는 것”이라며 “물론 하드웨어 사업도 필요하지만 지금 대전시 사업은 비전과 역할, 기능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며 운영방안 또한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구현장 문화와 연구자들의 의식, 구조적인 부분이 초기 단계부터 함께 구상돼야 기대 효과가 현실화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예산 확보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준공 이후에도 세금만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전시는 아직 사업 구상 단계로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후속적인 정책연구를 통해 기본계획안에 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마중물플라자는 화학연 디딤돌플라자가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ETRI 버전으로 기술분야에 있어 차별화를 두려고 하며, 융합연구혁신센터의 경우 출연연간 융합연구를 통해 지역산업에 연계할 수 있는 혁신 거점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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