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신선채소 가격 쑥
코로나·인건비 인상 등 겹쳐
식당 업주들 불안감 극대화
공급 적어 추세 장기화될 듯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채소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했다. 연합뉴스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채소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긴 장마로 채소 값이 오르고 임대료 내고 세금 내고 이것저것 다 퍼주니 남는 게 없는데 그나마 있던 손님도 줄까 음식값도 못 올리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길어진 장마에 출하가 차질을 빚으면서 채소값이 급등하자 식당업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외식 수요가 줄어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식자재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부터 채소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충청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7월 충청지역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대전의 신선채소 가격은 전월대비 8.1%, 전년동월대비 18.2% 각각 상승했다.

충남 역시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7.1%, 전년동월대비 17.9% 각각 올랐다.

충북의 경우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5.2%, 전년동월대비 16.0% 상승했다.

이달 폭우 빈도가 늘면서 채소값은 급격히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이 한 달 전보다 60~107% 급등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몇 년째 인건비와 임차료가 오른 상황에서 식자재 가격마저 오르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전 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성 모(45) 씨는 "상추, 깻잎 같은 쌈 채소 값이 크게 오르다 보니 양을 줄이고 요청이 있을 때 더 제공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달 들어서는 재난지원금 효과도 사라져서 손님도 줄고 있는데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외식업체의 평균 원재료비는 전체 매출의 35~40% 정도로 인건비, 임대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원재료 비용 상승에도 일부 식당들은 손님이 끊길 것을 우려해 야채 가격 인상에도 음식 값을 올리지 못한 채 속만 끓이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6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소비 침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가격 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동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 모(50) 씨는 "삼겹살 가격을 올리거나 아예 채소 등을 양을 줄이면 그나마 방문하던 손님들마저도 발길이 끊길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 문제도 그렇고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힘든 시기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야채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어 하루가 다르게 야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휴가철 수요까지 겹치면 야채값 상승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