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긴 장마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농작물과 시설피해는 계량할 수 없을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집중호우로 38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지난 7∼9일 불과 사흘 사이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컸다. 대전·충남·북 지역에서도 사망 또는 실종자가 20명에 달한다.

78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2011년 태풍이후 9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다. 당시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16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올 장마기간 중에도 산사태 관련 사망자가 16명이나 된다. 산사태 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 산림청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한 상황이다. 산사태 위기 경보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산사태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산림청이 산사태 위험지역과 급경사지 6,400개소를 대상으로 예찰활동을 벌인 건 사고방지 차원이다. 위험지역이 아니더라도 현장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계속된 비로 지반이 물러져 언제 어는 곳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산림지역 거주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청댐과 용담댐의 수문 개방에 따른 댐 하류지역 피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대청댐이 초당 2500t을 방류하기는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용담댐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충북 영동군과 충남 금산군의 마을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충북 충주·제천·음성, 충남 천안·아산 등 7개 지자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그만큼 정부가 사태를 위중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역 말고도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지정해야할 줄 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풍을 동반한 태풍 '장미'가 오늘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이란 예보다. 더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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