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시장 캠프 출신 전직공무원들 거론… “사업 부적절·줄서기” 지적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이 새로운 이사장을 공개 모집에 들어간 가운데 벌써부터 전직 공무원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9일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25일까지 이사장과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3명 등 5명의 임원을 공개 모집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임원 공개모집 이전부터 전직 시청 국장급 공무원 출신 A씨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사전 내정설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이사장을 보좌하고 본부장의 직무를 겸임하게 될 상임이사 자리에도 전직 시청 과장급 공무원 출신 B씨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지난 4월 치러진 천안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상돈 시장 캠프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이와 관련 박 시장 측에서는 아직 원서 접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별도로 언급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와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하마평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 산하 기관장 자리가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로 채워질 경우 향후 공무원들이 정치권에 줄 서기 경쟁을 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의원은 “캠프 사람이 이사장을 맡으면 공단을 설립한 근본적인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럴 거면 공단을 사업소 개념으로 두고 공무원들이 알아서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빠르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공단이 성과를 내면서 다양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전문직 이사장을 채용하는 건데 캠프 사람은 부적절하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1대~3대 이사장은 대기업 임원이나 중앙부처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다. 3대 이원식 이사장은 제2·3대 전국 시·군·구 지방공단 이사장 협의회장을 맡으며 나름의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다른 의원은 “예전부터 공단 이사장은 평가나 국비 확보 차원에서도 중앙정부 공무원들을 데려오는 측면이 있었다. 만약 A씨가 이사장이 된다면 처음으로 지역 인사에서 뽑히는 경우가 되는데 득실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단 이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공무원 4급 이상 경력 소지자이거나 종업원 100명 이상의 기업체에서 상임임원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 등이 있으면 응모 가능하다.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응모자의 직무수행요건, 자질과 능력, 전문성과 비전 등을 평가, 적합한 후보자를 선정해 천안시장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시장 추천 2명 공단 추천 2명, 시의회 추천 3명으로 구성된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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