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인동 청주시 복대1동 행정민원팀장

일상생활 속에서 하루라도 쓰레기가 없는 날을 생각해 본 적 있을까? 운명공동체와도 같은 쓰레기는 인류가 문명화되면서부터 오랜 숙제로 남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은 점점 늘고 있다.

우리 청주시에도 쓰레기로 인한 환경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청주시에 있는 소각장의 소각량이 전국 쓰레기 소각량의 2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시민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보이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청주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한 원인으로도 주목된다.

또 다른 문제는 청주시 소재 소각장에서 처리하는 쓰레기양이 외부에서 유입된 것도 많지만 청주시 자체 쓰레기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청주시의 쓰레기 배출량이 전국 평균보다 30% 많고 인구가 비슷한 다른 도시보다도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청주시의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하루 평균 403t이었는데 청주시 인구 85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시민 한 명당 매일 약 470g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셈이다.

숫자만 보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한 달이면 약 14㎏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 된다. 특히 사회구조의 변화로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외식문화 확산 및 배달음식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일회용품 및 음식물 쓰레기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쉽고 편리하게 생활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다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쓰레기 줄이기는 우리가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된 것이다.

최근 전국 지자체마다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해 11월 쓰레기 줄이기 선포식을 갖고 쓰레기와의 전쟁에 나섰다. 개인 및 가정마다 쓰레기 배출량 줄이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 올바른 쓰레기 분류 배출 및 재활용 확대 등을 권장하면서 범시민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과 실천이 우선돼야 한다.

시민 스스로 쓰레기 문제가 곧 우리 지역의 환경과 나의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하는 움직임이 필요한 순간이다. 우리 모두 한 달에 하루 정도는 쓰레기 없는 날, 일회용품 없는 날을 지정해서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무심코 사용한 종이컵, 둘둘 말아 썼던 화장지, 쉽게 사용하고 버렸던 비닐봉지 등 쓰레기를 줄이려고 한다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많은 것이 있다.

모두가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한 걸음만 내디딘다면 한 사람이 열 사람이 되고, 하루가 한 달이 돼 쓰레기 문제가 더 골치 아픈 숙제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지키는 일상생활 속 습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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