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선 철도마비 … “복구 6개월”
충북도 건의 … 긴급 선조치 착수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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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집중호우가 충북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중인 가운데 북부권의 충주, 제천, 단양, 중부권의 음성이 '수마(水魔)'에 휩싸였다. 여기에 과수화상병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잇따른 '재난'이 도내 곳곳을 뒤덮은 형국이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무엇보다 폭우에 따른 인명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북부권을 대상으로 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3일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실종 8명 △부상 2명 등 14명이다. 호우가 인명사고로 연결됐고 향후 피해의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다행히 '코로나19'는 지난달 25일 73번째 확진 판정 이후 주춤모드다. 하지만 안심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과수화상병도 지난달 26일 이후 추가 발생 농가 소식은 없지만 아직 종식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세 가지 재난이 모두 북부권에 집중됨에 따라 우연의 일치란 시각과 묘하다는 반응도 엇갈려 나온다.

임택수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은 "일단 폭우가 멈춰야 실질적인 복구계획을 제시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피해 상황 파악과 함께 유관기관과 공조해 이재민 지원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기상청과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3~4일까지 도내 강수량이 100~200㎜(북부권 300㎜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주, 제천, 단양 등 무려 6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충북도는 '긴급 선(先)조치'에 착수했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집중호우 대처상황 대책 영상회의에서 북부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 지방하천 정비를 위한 국비 지원도 요청했다.

충주, 제천, 음성, 단양의 경우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국고지원 대상 기준인 2.5배를 초과할 것이란 게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추산이다. 2.5배를 초과할 때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가능하다. 폭우가 그치는 즉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고 정부 지원을 받아 피해 복구에 나서겠다는 게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계획이다.

북부권의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실례로는 이른바 '철도 마비사태'가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 충북선 동량~삼탄 간 유실된 선로와 통신케이블 절손, 토사유입 등 복구에 무려 6개월이 소요될 것이란 얘기가 나돌 정도다. 충북선 20개소 가운데 3일 오전 7시 기준 복구완료는 단 1곳도 없다. 이시종 지사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함께 열차 운행이 중단된 충북선철도 현장을 점검했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북부권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충주를 비롯해 제천, 단양, 음성 등에 피해 복구인력을 즉각 투입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집중호우까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내내 코로나와 과수화상병 대응으로 인해 도정에 차질을 빚었는데 이제 폭우마저 충북지역을 뒤덮고 있다"고 개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청주25명 △충주13명 △옥천2명 △영동1명 △증평2명 △진천1명 △괴산11명 △음성9명 △단양1명(도민 65명, 타시·도 군인 8명) 등이다. 충주 인구는 21만 173명(행정안전부 6월 주민등록인구현황)으로 인구 84만 2821명인 청주 확진 판정의 절반을 상회한다. 인구 규모는 4배 이상이 차이가 나는데 확진자 수는 충주가 청주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충북도 일각에서는 폭우가 향후 과수화상병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확진농가 492곳 중 충주가 339곳을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제천 134곳, 음성 16곳, 진천 2곳 등이다. 과수화상병 역시 북부권에 집중된 것이다. 앞서의 충북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이 종식 직전까지 왔다는 자체 분석이 있었는데 집중호우 이후 과수농가를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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