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오 남부본부 취재부장

"30년 교직생활을 바탕으로 섬세한 시정을 펴 나가겠습니다."

지난달 24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영희 공주시장이 그 다음날인 25일 첫 출근해 시청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밝힌 시장으로서의 첫 다짐이다.

오 시장은 충남지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시장이다.

대한민국의 첫 민선 여성 시장은 수도권 광명시의 전재희 전 시장이다.

하지만 오 시장의 당선은 충청지역에서만큼은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중앙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3당의 후보를 포함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무소속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평생을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살아 왔던 주부가 14만 공주 시민들의 앞날을 책임질 수장이자 책임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지난달 30일 가진 취임식에서는 정·관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두차례나 전임 시장의 중도하차를 겪었던 노인, 아주머니, 젊은 학생, 직장인 등 공주시민 500여명이 참석해 새 여성 시장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 줬다.

오 시장은 이날 새로운 공주 발전의 청사진을 밝히고 헌신 봉사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1000여며의 공직자들에게는 사고의 전환과 프로 정신으로 새로운 공주시대를 열어 가자고 당부했다.

또 선거 기간 중에 혹여나 있었던 선의의 과열경쟁이나 오해는 깨끗이 씻어버리고 온 시민이 화합하고 단결해 희망찬 공주의 미래를 열어 가자고 강조했다.오 시장은 이제 '윤 전 시장의 동정표'였다든지 '출신 고교에서 밀어서 예상보다 큰 표차로 이겼다'는 등의 불신과 의혹이 섞인 설들을 공주 시민과 기쁨·아픔·슬픔을 함께하며 불식시켜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취임식 이후 공주시 홈페이지에는 "초발심으로 시장직을 떠나서도 후회하지 않을 일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든 열망이 공주 시민의 번영을 위해서 아름답게 피어나며, 후세에 길이 기억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여성의 섬세함을 장점으로 살려 우리 시의 경제는 물론 모든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시길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등 네티즌들의 뜨거운 성원이 이어졌다.

현대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은 소중하다.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던 IBM사를 정상의 기업으로 되돌린 CEO(최고경영자) 루이스 거스너가 쓴 책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에서는 관료주의를 최소화하는 진취적인 조직 운영을 주문한다조선시대 관료사회에서는 청렴도를 가르는 기준으로 사불삼거(四不三拒)라는 불문율이 있었다.

사불이란 부업을 가지지 않는 것, 재임 중 땅을 사지 않는 것, 집을 늘리지 않는 것, 재임 중 그 고을의 명물을 먹지 않는 것 등 4가지이다.또 삼거는 윗사람이나 세도가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는 것과 청을 들어준 다음 답례를 거절하는 것, 재임 중 경조애사의 부조를 절대 받지 않는 것 등이다.물론 수백년 전의 전통 관료사회에서 통했을 법했던 청렴도의 기준이 21세기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딱 들어 맞는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불삼거의 청렴한 자세로 공직풍토의 변혁을 꾀하고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공주시정을 이끌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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