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평균 70㎜ 폭우에 정림동 아파트 두곳 피해
차량 침수·주민 구조되기도…대전시 "피해보상 지원 적극 검토"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대전에 살면서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피해가 난 건 내 생애 처음이에요.”
대전에 시간당 평균 70㎜라는 이례적인 폭우가 내린 대전은 이날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30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은 코스모스아파트 D·E동 총 2개동의 1층 28세대가 침수된 것이다.
단지 내 주차돼 있던 차량 50여대 또한 머리를 간신히 내 놓은 채 모두 물에 잠긴 상황이었다.
단지 내에는 “안에 계신 주민께서는 위험하니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임시대피소로 이동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10시 30분경 주민 중 미처 대피하지 못한 2명이 소방당국의 구조보트를 타고 아파트를 빠져나와 임시대피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서구 정림동에 거주하는 A(72) 씨는 “비가 많이 오면 정림로 66번길과 만나는 네거리에 물이 가득 차는 등 이전부터 폭우가 오면 종종 물이 차곤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건 처음”이라며 “물이야 하루 이틀이면 빠지겠지만 살림살이가 다 망가졌을 테니 이를 어찌하느냐”며 혀를 내둘렀다.
임시대피소인 오량실내테니스장엔 56여명의 주민들을 위한 임시대피소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날 정오, 오량테니스장에는 코스모스아파트 주민들 10여명이 최소한의 짐과 함께 임시대피소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우성아파트에서도 피해는 잇따랐다.
빠른 시간 안에 내린 폭우로 아파트 인근 하수구 배출이 막히면서 하수가 지하주차장으로 역류한 것이다.이로 인해 주차장 2곳에 물이 찼으며 차량 250여대가 침수됐다.
주차장 앞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배수작업을 지켜보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이중 일부 주민들은 시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우성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B(58)씨는 “큰 비가 예고됐던 장마철인데 하수구만 잘 정비됐다면 이렇게 피해가 크진 않았을 것”이라며 “정비가 미흡해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차들을 폐차하게 생겼으니 시에 피해보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이날 우성아파트는 단수까지 되면서 주민들이 당장 일상생활에 겪을 불편이 어마어마하다는 하소연도 나오는 상황이었다.
‘재난안전지역’이라 불릴 정도로 비교적 여름철 풍수 피해가 적었던 대전에 발생한 비 피해에 시 또한 침수원인 검토 후 체계적인 정비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피해컸던 건 아파트 단지내 배수용량도 있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우량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됐던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수시설 개선, 하수관거 정비와 함께 절차에 따라 피해보상 지원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