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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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록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이번 유충 수돗물 사태로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이렇게까지 수돗물에 대한 전국민의 불안감이 극도로 올라간 것은 수돗물 공급 이래 최고인 듯하다. 이로 인해 우리시에서 "대전의 수돗물은 정말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아무리 알려 봐도, 많은 시민분들은 "과연 대전은 괜찮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수돗물 유충발생 원인에 대해 환경부에서는 아직 조사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인 입상활성탄지 내 깔따구 유충이 서식하면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입상활성탄지는 목재, 톱밥, 야자껍질 등의 원료를 고온에서 태워 만든 다공질 탄소물질을 모래층처럼 깊게 쌓아놓은 정수시설로, 넓은 표면적 및 흡착력을 이용해 수중의 미량유기물질을 흡착·제거한다. 여름철 유충이 서식하기에 적정한 조건이 되어, 염소에 내성이 강한 깔따구가 수도관에서 생존하면서 가정내 유출 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체점검 및 환경부 조사결과, 대전 수돗물 유충없는 안전한 물이다.

우리 시에서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즉시 자체조사를 실시했고 다행히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합동으로 실시한 전국 지자체 대상 조사결과에서도 우리시는 ‘유충 없음’과 ‘관리상태 양호’로 지난 21일 공식 발표됐다. 대전에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운영 중인 송촌정수장은 창문과 출입문에 방충 설비를 설치하여 벌레 유입을 사전 차단하고 있고, 여름철 대비 오존투입률을 상향 조정하고 입상활성탄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여 벌레서식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여름철 집안에서 발견되는 유충은 주로 하수구를 통해 유입된 개체이다. 이번 사태로 우리시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종종 접수되고 있으며, 지난 23일까지 접수된 신고가 27건에 달한다. 신고 즉시 직원들이 출동하여 개체 종을 분석, 유충 종을 확인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실지렁이 8건, 나방파리유충 10건, 지네 4건, 물 때 2건, 민달팽이 1건, 국립생물자원관 조사중 2건이다. 조사 중인 건도 깔따구 유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으며, 모두 하수구나 외부경로로 유입된 것으로, 물속 서식이 불가한 종으로 판명됐다. 무엇보다 대전시 정수처리시설 내 깔따구 서식이 없었기 때문에 가정내 수돗물내 유충이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로써 여름철 가정내 유충 발생 억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돗물이 아무리 깨끗하게 만들어져도, 별도의 옥내 물탱크 및 저수조를 운영하는 민간 관리시설에서 운영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수돗물 오염을 막기 힘들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욱더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데, 민간 관리시설에서는 법적 청소주기 및 내부 소독에 더욱 힘써줘야 한다. 또 하절기 가정 내 하수구내 고인 물에서 유충이 서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기적으로 가정 내 하수구에 뜨거운 물이나 소독제 등을 부어 유충을 제거해 줄 필요가 있다.

이번 유충 수돗물 사태로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생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 또 상수도인으로서 안전한 시민생활 영위에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수돗물을 생산하는데 더욱더 철저히 임해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모든 시민분들이, 대전의 수돗물은 '안심ㆍ안전하다'라고 인정하고 확신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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