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신용융자잔액 2배이상↑
증권사, 부실우려 커…리스크 관리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고금리 논란이 일었던 증권사의 대출서비스가 속속 중단되고 있다.

주식열풍이 멈출지 모르면서 폭증한 ‘빚투’(빚내서 투자)에 증권사의 대출 가능 금액이 법적 한도에 다다랐고 주식시장 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지역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 삼성증권 등도 예탁금증권 담보대출이나 신용거래융자 등의 대출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거래 융자란 증권회사에서 고객의 주식을 담보로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주고 주가가 하락해 담보비율이 140%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제도다.

예탁증권 담보융자 역시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처럼 증권사에서 대출금이 떼일 염려가 없고 평균 8~9%대에 이르는 고금리의 신용거래 융자 등을 중단한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3월말 6조 5783억원이었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동학개미’ 열풍에 불과 4개월여 만에 13조 8623억원(지난 23일 기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의 늘어만 가는 빚투에 증권사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안정되지 않고 증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대출증가는 고스란히 개인들의 리스크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대출을 중단한 것”이라며 “개인들의 빚투가 계속되면서 증권사의 신용공여 가능 금액 한도에도 육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200%로 제한하고 중소기업과 기업관련은 100%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도 대출금액이 늘어날수록 부실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대출금액은 60%수준을 유지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이후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의 괴리가 커진 상황에서 과열된 주식시장과 빚투 열풍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한 경제전문가는 “불확실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빚까지 내 투자하게 되면 이자비용 뿐만 아니라 주가하락 시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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