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민주당 대표, 이전 제안…세종시 일대 매물 순식간에 사라져
남은 매물 호가 수억원 급등…부동산시장 혼란 가중 지적도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재점화하자 세종시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16여년만에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자 아파트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 제안 이후 첫 주말 세종시 일대 부동산은 매물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그나마 몇 채 남지 않은 매물의 호가가 평소 거래대비 수억원 급등하며 들썩거렸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아파트(전용면적 59.9604㎡)는 지난 22일 6억 1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실거래가가 6억원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기록한 이전 최고가 5억 6500만원(11층)보다 450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아직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되지는 않았으나 해당 면적은 최근 6억 4800만원까지 올라 매매 계약되기도 했다.

인근 '새뜸마을1단지 메이저시티'(전용면적 120.5㎡)도 지난 20일 8억 4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완료되면서, 9일전 기록한 이전 최고가격 8억 3000만원을 갈아치웠다.

심지어 현재 8억 7000만원에 나왔던 물건도 집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해서 매물이 들어간 상태며 해당 면적은 저층을 제외하고 호가가 최저 10억원, 최고 12억원까지 치솟고 있다는 것이 세종시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앞서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한국감정원 통계를 기준으로 상승률 21.36%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7년 8·2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세종시는 아파트값이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최근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으로 집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세종시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지난달 6·17대책에 이어 이달 7·10대책을 통해 대전·청주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같은 규제를 받는다면 세종시로 오겠다는 투자자들이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세종시 부동산 가치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발언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고 집주인들은 호가를 1억원 가량씩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정치권에서 정책의 방향이나 개발 후보지를 흘리며 지역의 집값을 들쑤시고 시장 혼란을 가중한다고 지적한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되지 않은 공급책은 지역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이에 정부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축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과의 충분한 논의를 진행함으로써 개발 계획에 따른 방법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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