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2금융권 대출 늘어도 주식 계좌개설·집값 상승 여전
충청권 양극화 현상 심화 우려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충청권 경제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물경기는 최악인 상황에서 한 켠에서는 주식·부동산·금 등에 대한 투자열풍이, 다른 한 편에서는 생활고와 폐업 걱정에 2금융권 대출까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대전·세종·충남지역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충청지역에 코로나가 확산된 지난 2월 이후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3월 1294억원, 4월과 5월에도 각각 2329억원, 3015억원(전월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충청권의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 대출금액은 9228억원(5월말 기준)으로 잔액은 총 48조 5237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소상공인·영세업체 등에 대규모 금융지원과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됐음에도 2금융권의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지역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은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아 일반적으로 저신용자나 담보가 부족한 영세자영업자·소규모 업체에서 주로 이용한다”며 “투자목적으로 고금리 대출까지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어 대부분 생활고·경영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대부업체의 명함형 전단지를 보고 문의를 하는 경우가 예년보다 30% 정도는 증가했다는 업계관계자의 증언 등으로 미루어볼 때 2금융권의 대출마저 힘든 개인·기업은 불법사금융 시장까지 일부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넘치는 유동성에 주식과 부동산, 금 등에 대한 투자 열풍은 멈추지 않아 상반된 모습이다.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동학개미’, ‘주린이(주식과 어린이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고 미성년자와 은퇴생활자들의 계좌 개설까지 급증했다.

부동산 역시 대전지역(대덕구는 조정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 금 값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3.75g(1돈) 당 29만원(23일 기준)으로 지난 2월보다 13%나 급등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 코로나로 인한 장기 경기침체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난이 장기화될수록 저소득자·취약계층 피해가 크고 이들의 도산은 금융·기업등까지 파급효과가 미쳐 사회 전반의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투자가 아닌 실물경기와 금융 괴리를 일으키는 투기세력에 대해 징벌적인 과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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