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유진 명예기자
▲ 윤유진 명예기자

'너에게 더 줄 게 있으면 좋겠는데,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늙어 버린 나무 밑동밖에 안 남았어. 미안해.'

소년을 향한 나무의 무조건적 희생과 사랑을 보여준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효' 하면 생각나는 책 중 하나이다. 나무는 부모, 소년은 자식에 빗대보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무조건적 희생과 사랑을 볼 수 있다.

소년이 청년이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나무가 모든 것을 내주었던 것처럼 부모님도 우리가 청소년, 청년, 노인이 될 때까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주신다. 하지만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무조건적 희생과 사랑을 우리가 깨닫고 완전히 이해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부모님은 자식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것을 내주는 것이 아니다. 오직 진심으로 자식을 위한 마음에서 모든 것을 내주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소년에게 밑동밖에 안 남아서 미안하지만, 밑동을 내어주는 나무처럼 세월이 흘러 우리가 부모님을 오랜만에 찾아뵙더라도 부모님은 우리에게 항상 무조건적 희생과 사랑을 줄 것이다. 비록 보답을 바란 희생과 사랑은 아니지만, 부모님의 이런 마음에 보답한다면 이것을 '효'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짧게나마 부모님께 전화하거나 찾아뵙는 것. 여기서부터 천천히 차근차근하면 되는 것이다. 비록 내가 부모님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될 수는 없겠지만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자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거운 추억을 쌓는다면 나무는 행복해하지 않을까? 오랜만에 찾아와 밑동에서 쉬고 있는 소년을 보며 행복해한 나무처럼 말이다.

우리가 나무의 가지, 바람, 햇빛 등이 되어 나무와 함께 있어 주고 나무를 보살핀다면 훗날 나도 내 자식의 단 하나뿐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모든 것을 내주어도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미안해하는 나무에게 '모든 것을 내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윤유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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