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방학 맞은 대전 대학가 가보니
손님 없어 배달서비스로 버텨 "수십 번씩 장사 접을까 고민"
원룸업계도 개점휴업…암담

21일 오전 배재대 인근 상권의 모습으로 상가 곳곳에는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윤지수 기자
21일 오전 배재대 인근 상권의 모습으로 상가 곳곳에는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윤지수 기자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손님은 없고 매출은 떨어지고… 접을까 수십 번 생각하죠.”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가 가시기도 전 방학을 맞이한 대학가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서구 도마동 배재대 앞은 점심장사를 위해 문을 연 몇몇 가게 말고는 굳게 문이 잠긴 상태였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합니다’, ‘마스크착용 후 입장가능’ 등 안내글 사이로 한 골목마다 ‘임대문의’, ‘주인직접 분할가능’ 등 크고 작은 현수막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장사에 나선 상인들은 웃음을 잃은 채 하루 벌어 살아가는 심정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본격적인 방학에 접어들면서 가게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24시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모(24) 씨는 “3~4년째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요즘처럼 손님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며 “코로나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 방학까지 겹쳐 매출이 더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배달손님 덕에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배달 서비스로 버티는 상황 속에서 이마저도 어려운 1인 자영업자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백반집을 운영하는 김모(42·여) 씨는 “손님도 안 오고 재료도 많이 남아 하루에 20그릇만 준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팔기 어렵다”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접을까 고민할 정도로 저녁 장사도 안 남아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고 토로했다.

점심시간 또 다른 대학가의 상권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

오후 12시 유성구 충남대 궁동네거리에는 교직원으로 보이는 손님들만 간간히 보일뿐 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가게는 방학으로 단축영업에 들어간다고 적어놨고 평소 창가 테이블까지 학생들로 가득하던 스터디 카페도 텅 비어있었다.

코로나, 온라인 수업, 방학 등 3연타를 맞은 자영업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월세 내기도 빠듯해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매장 테이블도 줄이고 있다.

원룸업계는 이미 지난 겨울부터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모습이다. 입주계약을 하고도 입주를 하지 않거나 계약금을 물고 본가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상가를 비롯해 원룸 공실률도 크고 최근에는 몇 년씩 장사하던 분들도 임대를 내놓고 있다”며 “그야말로 암담한 상황으로 2학기에도 이 모습이면 가게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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