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준 건양대학교 인문융합학부 교수

오늘날 현대 의학이 크게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질병 치료와 생명 연장에 큰 혜택을 입고 있다. 이제 노년기가 급격히 증가한 장수 시대가 되었다. 이에 건강하게 잘 사는 삶 못지 않게 잘 늙고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가 삶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어의 좋은 죽음(Good Death)을 웰다잉(well-dying)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잘 죽는다는 것은 잘 살다 죽는 것이다. 따라서 잘 생각해 보면 웰비잉(Well-Being)과 웰다잉은 같은 말이다. 사람들이 행복에 관심을 가지면서 웰비잉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2000년 이후이다. 웰비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잘 먹고 잘살기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데 웰비잉은 잘 먹고 잘사는 문제만이 아니다. 행복한 나이들기, 즉 웰에이징(Well-Aging)과 행복한 죽음, 즉 웰다잉이 포함되어야 한다. 행복하고 안정된 삶 속에서 나이가 들고 편안하게 죽지 못한다면 잘살았다고 하기에 부족하다.

죽음 준비를 잘한다는 것은 웰비잉과 이어져 있다. 웰비잉과 웰다잉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웰비잉은 편하게 잘 죽는 웰다잉도 들어 있다.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하는 그 자체가 바로 웰비잉의 마무리이다.

인생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이 있다.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는 뜻인 라틴어이다. 우리는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잘 죽기 위해서는 매일매일의 삶을 충실하게 살면서, 한편으로는 안정된 나이들기와 함께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한 시대이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이든 정부든 길어진 노년기의 삶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적절한 준비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아쉬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일명 존엄사법이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안락사 논쟁에서 촉발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웰다잉이란 '준비된 죽음'을 의미한다. 나이들어 편안하게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고, 미리 준비된 상황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웰다잉은 갑자기 맞이하는 죽음이 아니라, 죽음을 미리 준비하여 존엄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하자는 것이다.

개개인이 인생에서 아름다운 마무리가 가능하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노인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제고가 필요하다. 노년기의 존엄성을 제고하고 노인의 인권 증진이라는 시대과제를 해결해가야 할 것이다.

개인에게 그 모든 책임을 지울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이러한 아름다운 죽음이 가능하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도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좋은 죽음을 위해 개인과 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모색하여 국민 모두 행복한 인생이 죽음까지 이어지는 노후 준비가 가능하도혹 사회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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