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과 충북지역에서도 유충발견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다. 인천 지역에서는 유충 발견이 속속 보고되자 일부 학교들이 급식을 중단하는가 하면 가정에서는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용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대전 중구와 충북 청주에서도 각각 3~4건의 깔따구 유충 추정 물체가 수돗물에서 나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점검 결과 정수장이나 배수장에서 벌레 유충과 같은 의심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터라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해 10월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와 주민들의 항의가 있었다. 아산테크노밸리 산업단지로 가는 공업용수관 교체 작업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들어가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인천의 깔따구 유충은 붉은 수돗물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인천시는 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로를 거쳐 가정 수돗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검출돼선 안 된다. 그것이 벌레 종류라면 더욱 그렇다. 유독 인천지역의 유충 발견 빈도가 높은 데는 분명 원인이 있을 것이다. 활성탄 여과지에 유충이 달라붙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수처리를 하는 정수장이 꽤 있다고 한다. 누수 된 관로를 타고 유충이 들어왔을 수도 있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속단은 금물이다.

대전, 충남권 정수장 시스템은 인천과는 정수 방식 자체가 달라 유충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한다. 안심은 되지만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아파트 물탱크 등에서도 유충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매일 마시고 사용하는 수돗물인지라 관리에 항상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지시 여부를 떠나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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