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과장

이제 곧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벌써부터 개장을 시작한 해수욕장에는 피서객이 몰린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추측컨대 휴가철이 되면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는 결국 도로 위에 차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휴가철에는 평소보다 렌터카 이용량이 많아지면서 운전경험이 미숙한 운전자들도 도로로 많이 나오게 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렌터카 교통사고 현황분석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총 3만 6390건의 렌터카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중 7~8월에만 6629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역시 전체 537명 중 20% 가량인 106명이 7~8월로 나타났다.

특히 휴가철에는 장거리 여행 등을 위해 개인소유 차량이 없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렌터카 이용이 많아지게 된다. 개인소유의 차량이 없고, 연령이 낮은 젊은 운전자라는 것은 결국 운전경험이 적고 운전이 미숙하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는 곧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5년간 여름 휴가철 교통사고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대, 20대로 인한 사망자가 50명으로 전체 렌터카 사망자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이들로 인한 렌터카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발생한 사망자 수)은 차량단독사고가 5.6명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건수도 역시 차량단독사고의 66.8%가 10대, 20대에 의한 교통사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결국 앞서 이야기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운전미숙으로 인해 10대와 20대에서 특히 차량단독사고 비중이 높고, 차량단독사고 세부 분석에서도 역시 운전미숙으로 인한 공작물 충돌 및 전도·전복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뿐 아니라 10대, 20대의 운전미숙으로 인한 대형사고 소식은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어 대부분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강릉에서 10대 5명이 렌터카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다 추락해 모두 사망한 사고, 올해 광주에서 20대 5명이 렌터카 주행 중 미끄러져 가로수와 표지판을 충격해 모두 사망한 사고 등은 아직도 우리 기억 속에 큰 충격으로 남아있다.

이제 곧 휴가철이 되고 운전이 미숙한 수많은 젊은 운전자들이 또다시 위험을 안은 채 도로로 나오게 될 것이다. 젊은 운전자라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전면허를 소지한 운전자에게 계약에 따라 렌터카를 빌려주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안전운전을 위한 몇 가지 수칙을 지키는 것은 관심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렌터카 업체는 대여 시 단순히 차를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대여자에 대한 충분한 안전계도 및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운행에 앞서 차량에 대한 기본적인 조작능력 확인부터 시작해 안전운전 및 교통법규 준수 유도, 교통사고의 위험성 및 발생 시 대처요령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난 뒤에 차를 대여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렌터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제작한 리플릿, 홍보물 등을 계약서와 함께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대여운전자는 자신의 운전능력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운행 전 차량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차량별 특성을 충분 후 인지하고 좌석위치 및 미러조정, 엑셀 및 브레이크, 기어, 각종 스위치 파악 등을 먼저 해야 한다. 또한 대형사고로 직결 될 수 있는 과속운전과 신호위반은 절대 하지말아야 하며, 사고 시 모두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는 안전띠 착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모두가 기분 좋아야 할 여행이 교통사고로 인해 평생의 후회로 남지 않으려면 함께 관심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교통사고는 누구 하나만 잘한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올 휴가철에는 좋은 추억만 남길 수 있도록 렌터카를 빌려주거나 빌리는 사람 모두가 교통안전을 먼저 생각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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