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뒤덮인 대청호의 모습은 흡사 '쓰레기 섬'을 연상하게 한다. 560만 충청인의 젖줄 대청호가 상류에서 떠내려 온 엄청난 양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중부지방에 200mm 안팎의 비가 내리면서 호수 주변에 버려진 온갖 부유물이 대청호로 유입된 것이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나무 종류이지만 플라스틱, 스티로폼, 가전제품과 같은 생활쓰레기도 꽤 많다. 이런 물질이 식수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추소리 수역에 유입된 쓰레기만 어림잡아 1만1000㎥에 달할 정도다. 지난 10일부터 1주일 가까이 내린 집중호우 때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다. 대청호 쓰레기 유입은 매년 장마철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쓰레기양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큰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쓰레기가 더 대청호로 유입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다.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과 행락객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있다. 민가에서 나온 쓰레기도 끼어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부유물이 상수원 보호구역인 댐 본류로 흘러들지 못하게 1km나 되는 그물 차단막을 설치했다. 수자원공사는 선박을 동원해 부유물을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자그마치 7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호수 주변 주민들도 거들고 나섰다. 자신들이 보유한 어선을 이용해 쓰레기를 한 곳에 모으는 작업을 벌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호수를 뒤덮은 쓰레기는 녹조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부터 대청호 일부 수역에 녹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장마가 끝나고 30℃ 이상의 무더위가 지속되면 정체수역을 중심으로 녹조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 인공호수인 대청호는 유역이 구불구불해 정체수역이 군데군데 있다. 식수원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시민의식을 발휘하면 대청호 유입 쓰레기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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