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룡 대전시 노인복지과장

금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지금 가장 심각한 질병 문제로 떠오르게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단연 노인 계층으로, 이러한 사태에 노인들을 위한 대처를 잘해야 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대전시에는 노인 인구가 적지 않아 시 전체 인구의 13.47%를 차지하며, 조금 더 명확히 하자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 19만 8691명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노인들을 위해 시에서는 코로나 확산 초기 마스크 생산현장을 방문해 노인시설에 마스크 우선 배부를 한 바 있다. 한창 마스크 공급이 어려울 때였기에 무엇보다 필요한 곳에 우선 배부를 한 것이다. 또한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노인시설의 휴관 조치를 취하는 등 어르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일에 임했다. 어느 통계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중 77% 가량이 노년층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실은 이들에게 보다 엄격한 통제와 세심한 배려의 필요성을 갖게 한다.

하지만 노인층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비단 취약한 몸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특히나 홀로 계신 어르신들이 우울함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젊은 층과는 달리 SNS와 같은 다양한 연락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대화와 쉼터의 공간인 복지관의 역할이 컸던 만큼 오랜 기간동안 닫혔을 때의 상실감도 크셨을 것이라 짐작된다.

지역에 있는 노인복지관이 문을 열어 어르신들의 여가 공간이 되어야 하고, 동네마다 있는 경로당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와 자식·손자 자랑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쉼터 역할이 돼야 하는데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이용에 제한을 둬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르신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돌봐드리는 것은 곧 옛날 ‘보릿고개’를 견디며 어려웠던 나라를 굳건하게 만들어준 그들에 대한 보답과도 같은 것이다. 또한 이러한 베품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 예시로 얼마전 울산에서 있었던 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할머니가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와서는 경찰서 의경한테 쥐어주고 유유히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그 안에는 KF94 마스크 40개와 현금 100만원이 들어있었고,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본인은 70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대구 어려운 분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이렇게 성금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분도 어려운 생활이지만 우리 모두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은 우리가 어르신들을 위해 좀 더 배려하고 신경 써야 할 때다. 그리고 현재 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좀더 나은 복지를 위해 기초연금 및 일자리 확대, 장기요양급여 확대는 물론 서구 및 유성구에 노인복지관을 추가로 건립하고 있고, 동구에도 추가하면 2022년까지는 3개소를 증설할 계획이다.

직업병인지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문자가 뜰 때마다 우리 어르신들은 아닐까, 시설에 계신 분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게 된다. 시와 구청에서 요양원들을 수시로 점검을 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잘 대처해주고 계신다는 것을 느낀다.

코로나19로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끼니를 거를 우려가 있는 분들에 대한 급식지원, 일자리사업 및 홀로계신 어르신 돌봄 사업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시의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어르신들을 위해 묵묵히 일해주고 있는 시설장님 등 업무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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